스케이트보드 영재? 국가대표입니다 "SNS가 선생님"

입력 2019-04-09 13:13   수정 2019-04-09 14:58

스케이트보드 영재? 국가대표입니다 "SNS가 선생님"
초등학생 임현성·조현주 "하루 5시간씩 연습…무서움을 떨치는 재미"


(서울·용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10대가 되기도 전에 인생을 스케이트보드에 건 어린이들이 10대 초반에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가 됐다.
임현성(12·경기 용인신촌초6)과 조현주(12·서울 동교초6)가 그 주인공이다.
임현성은 2017년 SBS '영재발굴단'에 스케이트보드 신동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 당시 한국 최초로 스케이트보드 등용문 '탬파 AM'에 참가한 한국 팀에 소속돼 주목을 받았다.
조현주는 이제 국가대표 2년 차다. 지난 7일 경기도 화성 동탄센트럴파크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다른 여성 참가자를 압도적인 점수 차로 제치고 태극마크를 유지했다.
8일 경기도 용인시 푸르내공원 익스트림게임파크와 서울 뚝섬유원지 엑스게임장에서 각각 만난 임현성과 조현주의 팔과 손 등에는 흉터와 딱지 등 '영광의 상처'들이 있었다.
아무리 스케이트보드 신동이어도, 넘어져 다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이들은 "그 무서움을 이겨냈을 때의 쾌감"이 스케이트보드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임현성은 "넘어지면 아프기는 하다. 무섭기도 하다. 그러나 그걸 이겨내면 기술을 할 수 있다. 계속 도전해서 성공하면 그 기술이 안 무서워진다. 성공하면 쾌감을 느낀다"라고 의연하게 말했다.
발목, 무릎 등 성한 곳이 없고 얼굴에 커다란 멍도 든 적이 있다는 조현주도 "무섭지만, 기술은 그 무서움을 극복하는 것이다. 무서운 것도 익숙해지면 안 무서워지니까"라며 빙긋 웃었다.
이 매력에 빠져 임현성과 조현주는 하루 4∼5시간, 많으면 10시간 동안 스케이트보드 연습을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진로를 정한 것도 두 국가대표의 공통점이다.
임현성은 초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경기도 부천 상동의 엑스스포츠 파크에서 노는 형들을 보고 스케이트보드에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2학년 때 부모님께 "이쪽으로 나가서 외국 프로선수들과 같이 타고 싶으니 저를 도와주세요"라고 부탁하면서 스케이트보드에 집중하게 됐다.
조현주는 2학년 때 TV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또래 남자아이를 보고 흥미를 느꼈다. 혼자 타려니 너무 어려웠지만, 스케이트보드를 통해 여러 사람과 만나고 친해지는 재미에 푹 빠져 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이 세계에 빠져들었다.
조현주는 "저는 계속 스케이트보드 선수를 하고 싶다. 평생 탈 것이고, 어른이 돼서도 누군가를 가르치면서 살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모바일 세대답게 이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SNS) 공간에서 스케이트보드를 배웠다.
임현성은 처음 스케이트보드를 배울 때를 제외하면 정식 지도자에게 배운 적이 없다. 같이 보드를 타면서 만나는 형들에게 물어보거나, 유튜브 등 동영상을 보고 스스로 기술을 익힌다.
임현성은 "외국 여러 팀과 우리나라 형들 영상을 보면 '저 기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도전해서 될 때도 있지만, 안 되면 연습을 하면서 되도록 한다"고 말했다.


조현주는 강습을 받으며 스케이트보드를 배우지만, 동영상에서도 많이 배운다고 밝혔다.
조현주에게 SNS는 스케이트보드 친구를 사귀는 공간이다.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또래 친구와 언니, 오빠, 삼촌들과 소통하며 이 종목 특유의 '크루(crew) 문화'에 녹아드는 것이다.
조현주는 "여러 사람과 타는 게 너무 재밌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니까 실력도 더 잘 늘고 성격도 활발해졌다. 스케이트보드를 타면서 가장 즐거운 부분"이라고 자랑했다.
스케이트보드는 2020 도쿄 올림픽 정식종목이다. 올림픽의 흥행과 젊은 세대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이다.
임현성과 조현주는 당장 올림픽에 욕심을 내지는 않는다. 천천히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임현성은 "일단 도쿄 올림픽은 출전하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조현주는 "스케이트보드가 정식종목으로 된 지 얼마 안 돼서 욕심은 안 난다. 실력이 더 좋아진 다음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스케이트보드라는 꿈에 매진할 수 있는 것은 부모님이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덕분이다.
임현성의 부모님은 임현성이 스케이트보드를 마음껏 탈 수 있도록 경기도 부천에서 강원도 춘천으로, 다시 경기도 용인시로 이사를 했다. 덕분에 임현성은 매일 학교를 마치면 집 근처 엑스스포츠 파크에서 스케이트보드를 연습한다.
조현주는 집인 서울시 마포구 근처에 엑스파크가 없기 때문에 부모님이 늘 경기도 등에 있는 엑스파크에 차로 데려다준다.
부모님들은 무엇보다 '믿음'으로 자녀에게 날개를 달아준다.
조현주의 어머니 김화영(54) 씨는 "현주의 생각을 존중한다"며 "스케이트보드가 참 매력 있더라. 새로운 길을 가는 모습이 멋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임현성의 어머니 박향미(49) 씨는 "원하는 대로 놔둘 뿐"이라며 "6학년이 되니 자기 스스로 대회를 준비, 연습을 하고 좋은 성적을 내더라"라며 대견해 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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