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손대 추방된 美참전용사 이민자, 시민권 취득심사차 미국행

입력 2019-09-26 15:13  

마약 손대 추방된 美참전용사 이민자, 시민권 취득심사차 미국행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지난해 미국 시카고에서 멕시코로 추방된 40대 미군 참전용사가 시카고로 돌아와 시민권 취득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 이민국(USCIS)은 아프가니스탄 참전 용사 출신 미겔 페레즈(41)에게 이민 심사를 위한 2주간의 미국 방문을 허용했고, 페레즈는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가족이 있는 시카고로 돌아와 25일 이민 법정에 섰다.
페레즈는 멕시코 출신이지만, 8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와 자랐고 미 육군 소속으로 2002년과 2003년 두 차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던 영주권자다. 그러나 2008년 비폭력 마약범죄 혐의로 체포돼 2010년 유죄 판결을 받고 7년 복역한 뒤 이민세관단속국(ICE)으로 넘겨져 2년간 구금됐다가 지난해 추방됐다.
미군에서 복무하고 미국 시민권자 가족들이 있어도 소용 없었다.
변호인은 페레즈가 2002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시 뇌 손상으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을 받았으며 불안감이 심해지면서 결국 마약에 손을 대게 됐다고 변론했다.
페레즈는 2008년 약 1kg의 코카인을 운반하다가 사복 경찰관에게 적발돼 기소됐다.
페레즈는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가 지난달 특별사면 조치를 내리면서 미국으로 돌아올 기회를 얻었다. 마약 전과가 삭제됐고, 미국 시민권 취득 자격을 인정받게 됐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의해 미군 복무자는 시민권 속성 취득 특혜를 얻을 수 있으나 페레즈는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페레즈는 "너무 감격스러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심의는 끝났으나 미국 이민국이 언제쯤 페레즈 사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변호인은 페레즈가 승인받은 2주간의 미국 체류 기간이 끝나기 전에 이민국이 결론을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체류 연장 신청을 할 수 있으나, 승인되지 않으면 페레즈는 멕시코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1년여 만에 다시 시카고로 돌아온 페레즈는 "미국행 결정이 너무 갑작스레 내려져 아직도 멍한 상태"라면서 "어서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 집에 머물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는 내게 너무 위험한 곳일 뿐 아니라 PTSD 치료를 받을 길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민국과 이민세관단속국은 개인정보 보호법을 들어 이번 사례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AP통신은 페레즈가 미군 복무 후 추방됐다가 최근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로부터 특별사면 조치를 받은 이들 가운데 한 명이라고 전했다.
페레즈는 이라크 전장에서 두 다리를 잃은 태미 덕워스 연방상원의원을 비롯한 많은 이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덕워스 의원은 페레즈가 애초 추방되어서는 안됐다고 지적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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