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대멸종 직접 원인은 소행성 충돌…화산활동 탓 아냐

입력 2019-10-22 04:00  

공룡 대멸종 직접 원인은 소행성 충돌…화산활동 탓 아냐
유공충 화석 분석 결과 대멸종 논란 종지부 찍힐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약 6천600만년 전 공룡 대멸종은 소행성 충돌에 의한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반면 소행성 충돌 이전에 화산 활동 증가로 생태계가 이미 압력을 받던 상황이라는 가설은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공룡 대멸종 원인을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가 찍힐지 주목된다.
독일 지구과학연구센터(GFZ)에 따르면 이 연구소 미카엘 헤네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K-Pg 멸종'을 전후해 작은 석회질 조류의 껍질(유공충) 화석에 남아있는 붕소(B) 동위원소의 비율로 바닷물의 산도(pH)를 측정해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K-Pg 멸종은 중생대 백악기(Kreidezeit/Cretaceous)와 신생대 제3기의 첫 세인 팔레오세(Paleogene) 경계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지금의 멕시코 유카탄반도 칙술루브의 소행성 충돌과 인도 북서부 '데칸 용암대지(Deccan Trap)'의 화산활동 증가와 시기가 일치한다.
당시 공룡은 물론 지구상 동물의 75%가 멸종했지만, 대멸종의 결정적 원인이 무엇인지를 놓고는 실증적 증거가 많지 않아 논쟁의 대상이 돼왔다.



연구팀이 심해 시추와 당시 형성된 바위에서 확보한 유공충 화석의 붕소 동위원소를 분석한 결과, 바닷물의 급격한 산성화를 촉발한 갑작스러운 충격이 있었으며 이로부터 회복하는데 수백만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행성 충돌의 흔적은 칙술루브 운석 충돌구와 지구 암석보다는 운석에 더 많은 이리듐 등을 통해 남아있다.
연구팀은 소행성 충돌직후 바닷물의 산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바람에 탄산칼슘으로 껍질을 만드는 석회질 조류가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으로 봤으며, 이로 인해 바다 상층부의 생명체는 멸종하고 바다에서 광합성을 통해 흡수되는 탄소도 절반으로 줄면서 탄소 순환의 균형도 깨지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상태는 석회질 조류가 다시 번성할 때까지 수십만 년 걸쳐 지속했으며, 동식물 군이 이전 상태를 회복하고 탄소순환이 균형을 찾는 데는 수백만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행성 충돌 이전에는 바닷물의 산성화가 진행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는 "6천600만년 전에 환경 조건이 점진적으로 악화해 왔다는 가설과는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심해 시추 이외에 네덜란드 현장 탐사 중 한 동굴에서 K-Pg 경계면이 뚜렷하게 나타난 암석층을 발견해 연구에 활용했다.
헤네한 박사는 "이 동굴에서는 충돌직후 진흙층이 특히 두껍게 쌓여 극히 희귀한 자료가 됐다"면서 "한꺼번에 많은 침전물이 쌓이면서 분석할 수 있는 충분한 화석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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