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갈등' 미국과 중국, 필리핀 우군 만들려 '매력 공세'

입력 2020-09-21 10:56  

'남중국해 갈등' 미국과 중국, 필리핀 우군 만들려 '매력 공세'
美, '코로나19' 방역 지원…中, 국방부장 통해 장비지원 약속
전문가들 "필리핀, 미중의 남중국해 경쟁서 전략적으로 중요"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국제 분쟁 수역인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필리핀을 우군으로 확보하고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21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필리핀의 '마닐라 블러틴'에 따르면 미국이 자금을 지원한 동물질병연구소가 지난 18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문을 열었다.
지난주 초에는 성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는 필리핀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돕기 위해 마닐라 시장에게 방역 장비를 전달했다.
미국은 지난달에는 필리핀에 산소호흡기 100대를 지원한 바 있다.
미국의 이러한 필리핀에 대한 '매력 공세'는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장관)의 필리핀 방문과 인접한 시점에 이뤄졌다.
지난 7∼11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4개국을 차례로 방문한 웨이 부장은 필리핀 방문 시 델핀 로렌자나 국방장관 뿐만 아니라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만났다.

필리핀과 중국은 웨이 부장의 필리핀 방문 시 2004년 체결된 국방협력 양해각서(MOU)를 갱신하기로 합의했다.
웨이 부장은 또 필리핀군에 2천만달러 상당의 비전투장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필리핀에 대한 매력 공세가 남중국해 경쟁에서 필리핀이 차지하는 전략적 중요성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데릭 그로스먼 선임연구원은 필리핀은 미국에 있어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라면서 그 이유로 미국의 해군기지가 필리핀에 있고 필리핀이 남중국해 분쟁국 중 미국과 유일하게 동맹조약을 맺고 있는 나라라는 점을 들었다.
미국은 필리핀과 1951년에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오랫동안 동맹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으며, 지금도 수비크만 해군기지, 클라크 공군기지에 200여명의 미군이 배치돼 있다.
숫자는 많지 않지만, 남중국해 관련 작전에 즉각 투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
그로스먼 선임연구원은 "필리핀 기지에 대한 접근권이 없어도 미국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처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남중국해에서의 미군의 군사력 투사는 매우 힘들어지고 아마 덜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린 하이난(海南)대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과 필리핀의 오랜 동맹 관계를 잘 알기 때문에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공을 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집권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외교정책에 있어 친중(親中) 행보를 보여왔다.
중국과 필리핀은 두테르테 대통령 집권 기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강 연구원은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사이에 어로나 유전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빚어질 때 필리핀이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중국의 남중국해 전략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중국이 오는 2022년 임기가 끝나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 필리핀과의 관계를 확실하게 다져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필리핀의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되든 두테르테 대통령만큼 중국에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7월 13일 성명을 내고 "남중국해 대부분의 해양 자원들에 대한 베이징의 주장은 그것들을 통제하기 위한 괴롭힘 활동과 마찬가지로 완전히 불법이라는 것을 우리는 분명히 한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베트남,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부르나이 등 주변국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주변을 따라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을 긋고, 구단선 내 곳곳에 인공섬을 건설하면서 군사 기지화하고 있다.
9개의 선을 이으면 영어의 알파벳 U자 형태를 띠고 있어 'U형선'이라고도 불리며, 소가 혀를 늘어뜨리는 형상이라 하여 '우설선(牛舌線)'이라고도 칭한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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