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동성 커플, 인공수정으로 '같은 아빠' 아들·딸 낳아

입력 2020-12-20 17:55  

뉴질랜드 동성 커플, 인공수정으로 '같은 아빠' 아들·딸 낳아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에서 여자 동성 커플이 생물학적 아버지가 같은 아들과 딸을 차례로 낳았다.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는 20일 오클랜드에 사는 30대 초반의 타린 커밍과 캣 뷰캐넌이 지난달 20일과 24일 인공수정으로 아들과 딸을 차례로 낳았다고 전했다.
커밍은 출산 예정일이 이달 10일로 지난달 28일이었던 뷰캐넌보다 12일 정도 늦었지만 지난달 18일 갑자기 양수가 터지면서 뷰캐넌보다 먼저 아들 라이언을 낳았다.
그리고 나흘 뒤에는 뷰캐넌도 예정일보다 조금 빠르게 제왕절개로 딸 파이퍼를 낳았다.
약혼한 사이인 커밍과 뷰캐넌은 지난해 말 자녀를 갖기로 의견을 모으고 방법을 찾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병원의 인공 수정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알고 온라인에서 정자 기증자를 구해 지난 3월 집에서 본인들이 직접 인공 수정을 하는 자가 수정 방식으로 차례로 임신에 성공했다. 기증자 한 사람의 정자를 커플이 나눠서 각각 인공 수정에 나섰다.
그 후 두 사람은 합병증도 없이 비교적 순탄하게 임신 기간을 잘 지내왔으나 커밍이 예정일보다 3주 빠른 지난달 중순 양수가 터지면서 여러 번 힘든 고비를 넘겨야 했다.
커밍은 양수가 터져도 진통이 오지 않자 유도 분만을 시도했다. 한때 긴급 제왕절개도 준비했을 만큼 난산이었다.
하지만 어렵게 세상에 나온 아기는 더 큰 위험에 처해 있었다. 겨우 맥박만 뛰고 있을 뿐 축 늘어져 있었다. 8분 동안의 심폐소생술에 이어 산소호흡기를 부착하고 인위적 혼수상태로 유도했지만 태어난 지 3시간 만에 발작까지 일으켰다.
아기는 곧바로 오클랜드 병원으로 옮겨져 뇌 손상을 막기 위해 72시간 동안 냉각복을 입고 지내야만 했다.
나중에 태반을 조사하자 아기는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양수가 빨리 터지지 않았다면 사산의 위험성도 걱정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힘든 고비를 무사히 넘기고 커밍이 처음 라이언을 품에 안아보는 날 뷰캐넌이 같은 병원에서 제왕절개로 건강한 딸아이를 출산해 모든 시름을 잊게 해주었다.
커밍은 "매우 힘들었다. 첫날에는 많이 울었다"며 하지만 라이언이 하루가 다르게 건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검사 결과 뇌 손상도 없고 더 이상의 발작도 없었다며 "기적처럼 찾아온 우리들의 아기"라고 말했다.
뷰캐넌은 "2명이었던 가족이 4명으로 늘었다. 무척 행복하다"며 크리스마스에는 산타와 함께 라이언과 파이퍼의 첫 사진을 찍어주어 주기 위해 크리스마스 옷도 사두었다고 밝혔다.
ko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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