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범죄 헛소문 아냐"…논문서 드러난 램지어의 혐한 인식

입력 2021-02-17 12:43   수정 2021-02-17 14:34

"조선인 범죄 헛소문 아냐"…논문서 드러난 램지어의 혐한 인식
'재일조선인 중 남성이 대다수→젊은 남성 범죄율 높아'…해괴한 논리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뿐 아니라 다른 역사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 혐한론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 내용은 연구 부족에서 발생한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일본 극우파에 경도된 미국인 교수의 신념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합뉴스가 16일(현지시간) 입수한 램지어 교수의 논문 '자경단: 일본 경찰, 조선인 학살과 사립 보안업체'에는 일제시대 당시 조선인에 대한 차별적 표현들이 적지 않게 발견된다.
그는 우선 1923년 간토 대지진 당시 일본인 자경단에 의한 조선인 학살의 인과관계 왜곡을 시도했다.
조선인이 목숨을 잃은 것은 맞지만, 방화 등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일본인이 대응한 것이라는 논리다.
간토 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불을 지르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것은 유언비어라는 것이 연구 결과이지만 램지어 교수는 "역사가들이 조선인의 범죄를 순전히 헛소문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트집을 잡았다.
일단 그는 대지진이 발생한 1923년 당시 재일 조선인 중에선 남성의 비율이 훨씬 높았고, 그중에서도 젊은 남성이 많았다는 인구 통계를 제시했다.
이어 그는 "젊은 남성들은 세계 어디서든 인구학적으로 범죄율이 높다"는 일반론으로 재일조선인 전체를 범죄집단으로 간주하는 논리를 전개했다.



램지어 교수는 재일조선인의 10만 명당 범죄율이 일본인보다 높다는 통계도 제시했지만, 재일조선인의 수 자체가 4만 명에 불과했기 때문에 비교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그는 "일본에 적대적인 조선인은 테러 활동을 전개했다"며 독립운동을 테러로 규정했다.
그는 "중국의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간토 대지진 소식에 열광했다"고 언급하면서 조선인들이 대지진을 틈타 각종 범죄를 저질렀을 수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 정부도 일부 조선인들은 실제로 대지진을 틈타 약탈과 방화, 강간을 저질렀고 우물에 독을 탔다고 결론지었다"고 소개했다.
램지어 교수는 조선인 학살의 규모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논문에 '일본인에 의한 학살'이란 표현을 쓴 뒤 물음표를 덧붙였다. 학살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시각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그는 숨진 조선인의 수가 '2명보다는 많고 1만 명보다 적다'는 한 일본인의 조롱성 발언을 소개하면서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진희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 사학과 교수는 "난징 대학살과 같은 대량 살상 사실을 부정하려는 세력들이 쓰는 주요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정확한 희생자 숫자가 없으면 대량학살이 없었다는 식의 주장은 일본 극우세력이 즐겨 사용하는 논리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램지어 교수는 간토 대지진뿐 아니라 1945년 일본 패망 이후를 예로 들면서 한국인 전체를 범죄집단으로 간주하는 시각도 드러냈다.
그는 "일본에 남은 한국인들은 곧바로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1946년에만 5만 명의 한국인이 5천 건의 폭력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진희 교수는 "엉터리 역사 왜곡 논문이 하버드 교수의 명의를 내세워 세계 유명 학술 출판사가 게재하는 일이 없도록 방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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