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케터 900명 고용해 개발지 땅투기한 퇴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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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5-13 12:00   수정 2021-05-13 17:38

텔레마케터 900명 고용해 개발지 땅투기한 퇴직자

텔레마케터 900명 고용해 개발지 땅투기한 퇴직자

국세청 개발지 부동산탈세 특별조사단 289명 조사

'부동산 쇼핑' 일가족 등 편법증여 사례도



(세종=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건설회사 퇴직자 A씨는 위장전입과 허위 농업경영계획서로 농업인으로 위장해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했다. 이 법인은 농사는 짓지 않고 개발예정지 일대 수백억대 농지를 취득했다. 대도시 한복판에 사무실을 운영하며 텔레마케터를 최대 900여명까지 고용하고 지분 쪼개기로 단기간에 800회나 토지를 양도했다. 국세청은 A씨가 수입금액을 누락하고, 가공 인건비를 지출해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잡고 최근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신고소득이 미미한 임대업자 B씨와 두 자녀는 개발지역에서 오피스텔, 상가, 주택 등 단기간에 수십억원어치 부동산을 '쇼핑'했다. 세무당국이 이들의 자금 출처를 추적해 B씨의 남편이 도시재개발사업으로 토지 수용 보상금 수십억원을 수령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세청은 B씨의 남편이 B씨와 자녀에게 토지보상금을 편법증여한 혐의를 잡고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법인 자금을 빼돌려 땅을 사고도 대여 형식으로 가장한 사례도 꼬리를 잡혔다. 사주 C씨가 운영하는 법인은 C씨로부터 자금을 대여해 회사 업무와 무관한 개발지역 토지를 수백억원어치 취득했다. 국세청은 C씨가 자금 출처 조사를 회피하려고 법인에 자금을 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사주 C씨는 배우자 명의로 설립한 업체로부터 허위 세금계산서를 수령하는 방법으로 소득을 축소하고, 해외 유학 중인 자녀 등에게 인건비를 지급해 법인 자금을 유출한 정황도 포착됐다.



국세청 개발지역 부동산탈세 특별조사단은 대규모 택지 및 산업단지 개발지역 44곳의 개발계획 발표 전 5년간 거래를 분석해 탈세혐의자 289명을 2차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국세청은 3기 신도시 예정지 6개 지역에서 토지를 거래한 탈세혐의자 165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2차 세무조사 대상을 선별한 개발지역에는 태릉CC, 영등포 쪽방촌, 용산 캠프킴, 정부과천청사 일대 등 38곳이 추가됐다.



2차 세무조사 대상은 ▲ 다수 토지를 취득했으나 자금 출처 소명이 부족해 편법증여 혐의가 있거나 사업소득 누락 혐의가 있는 206명 ▲ 토지 취득 과정에 탈세 혐의가 있는 법인 28개 ▲ 법인 자금을 유출해 고가 부동산을 취득한 사주 일가 등 31명 ▲ 농지를 분할 판매하고 소득을 누락한 허위 농업회사법인과 기획부동산 등 19개 ▲ 지가 급등지역 토지를 중개하며 수입을 누락한 중개업자 5명 등이다.



국세청은 탈세 혐의가 있는 법인과 사주, 농업회사법인, 기획부동산과 부동산 중개업자 등에 대해서는 법인세와 소득세 등 신고내역을 정밀하게 검증할 계획이다. 부동산 거래뿐만 아니라 수입금액 누락, 가공경비 계상, 법인 자금 회계처리 적정성도 검증대에 오른다. 이 과정에서 사주의 부당한 자금 유출이 드러나면 그 자금 흐름까지 추가로 조사를 받게 된다.

국세청은 이후에도 대규모 개발지역에서 나타난 다양한 탈세 유형에 대해 계속 집중 검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일가족의 '부동산 쇼핑'이나 영농조합법인과 기획부동산의 쪼개기 판매 등이 국세청이 주시하는 유형이다.

국세청은 또 경찰청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가 통보한 탈세 의심자료를 정밀하게 분석 중이다. 이 자료에는 연소자의 고액 토지 거래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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