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에 '오래걸리는' 신차 대신 중고차 가격 뛰나

입력 2021-05-26 15:40  

반도체 수급난에 '오래걸리는' 신차 대신 중고차 가격 뛰나
신차 출고 지연으로 중고차 수요 증가
신차보다 중고차가 비싸지는 '가격 역전'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늘어나면서 중고차 구매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신차 생산 차질로 중고차 매물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중고차업계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26일 중고차매매브랜드 AJ셀카에 따르면 이달 중고차 거래량 상위 10개 차종의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6.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네시스 G80과 기아[000270] 카니발, K7 등 비교적 가격대가 높은 준대형·대형 차종의 평균 시세 상승률이 약 20%를 웃돌면서 시세를 견인했다.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신차 생산 차질이 매물 감소로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중고차 수요가 늘고 회전율이 빨라지면서 시세 상승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중고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 중고차 시세가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찍이 반도체 수급난이 현실화한 미국은 이같은 이유로 중고차 가격이 작년보다 21%나 급등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신차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아이오닉 5나 K8과 같은 신모델의 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싸게 팔리는 '가격 역전' 현상도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중고차업체 엔카닷컴에 따르면 기아 쏘렌토 디젤 2.2 4WD 시그니처 2021년식 모델의 중고차 시세는 4천301만원으로 신차 가격(4천117만원)에 비해 200만원 가량 높게 책정되기도 했다.
현대차[005380] 그랜저 가솔린 2.5 익스클루시브의 경우 이달 들어 2021년식 모델의 시세가 신차 가격(3천681만원)과 100만원도 차이 나지 않는 3천588만원을 기록했다.
완성차 브랜드들이 고객에게 차량의 기본·선택 사양을 빼고 출고를 앞당기는 방안을 안내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옵션이 탑재된 차량이 중고차 매물로 나올 경우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신모델이 아닌 기존 모델의 중고차 가격은 급격하게 오르진 않겠지만 떨어지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전기차와 같이 디지털 부품이 많이 들어간 모델은 시세가 더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차량 출고를 기다리고 있거나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를 구입하지 못한 소비자를 위해 중고차 렌트 상품을 내놓는 업체도 있다.
케이카는 주행거리가 최소 10㎞에서 최대 2만㎞ 내외의 신차급 중고차를 렌트해주는 서비스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월 렌트료를 납입하면 취득세와 보험료, 자동차세 등 추가적인 비용을 납입하지 않아도 되며, 차종도 제네시스 G80, 현대차 아반떼, 기아 K5와 모닝 등으로 다양하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중고차 수요 증가와 시세 상승은 중고차 업계에 호재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기존 차량을 판매하고 신차를 구매해야 중고차 매물이 나오는데,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면 이러한 순환 구조가 무너지면서 매입할 수 있는 중고차 물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반도체 부족으로 중고차 가격이 뛰는 것은 오히려 고민거리가 커지는 셈"이라며 "수요가 있어도 판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he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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