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극단주의 경종…영국 총기난사범에 여혐론자 찬양 쇄도

입력 2021-08-14 13:04   수정 2021-08-14 13:22

신종 극단주의 경종…영국 총기난사범에 여혐론자 찬양 쇄도
"5명 살해 후 '비자발 순결남' 인셀들의 영웅돼"
잠재적 테러위협일수도…실제 범행동기된 사례 다수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이틀 전 영국 데번주 플리머스에서 총으로 5명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제이크 데이비슨(22)이 여성혐오로 무장한 '인셀'들의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더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셀(incel)은 '비자발적인'이란 뜻의 영단어 '인볼런터리'(involuntary)와 독신주의자 또는 성관계를 하지 않은 사람이란 의미의 '셀리베이트'(Celibate)의 앞 글자들을 따서 만들어진 조어다.
인셀들은 자신들을 '여성과 관계를 맺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성관계를 못 해본 사람'으로 정의한다고 BBC방송은 설명했다.
인셀은 상황의 책임을 여성에게 돌리며 여성혐오적 행태를 보일 때가 많다.
데이비슨도 인셀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가 여자친구를 사귀지 못한 것에 화가 난 상태였고 온라인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포함해 미혼모에 대한 증오와 불평을 쏟아내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데이비슨은 온라인에 올린 영상에서 인셀에 관해 말한 적도 있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삭제되기 전까지 데이비슨 유튜브 채널에 인셀들이 몰려와 댓글을 달았다.
일부는 댓글에서 데이비슨을 '영웅'이라고 추어올렸고 '최고의 남성'(supreme gentleman)이라고 부르는 이도 있었다.
'최고의 남성'은 인셀들 사이에서 2014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6명을 살해한 엘리엇 로저를 지칭하는 말이다.
로저는 여성들이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
런던에 본부를 둔 디지털혐오대응센터(CCDH)는 데이비슨의 영상이 '극단적 인셀'들이 모이는 거점이 되고 데이비슨이 저지른 범죄는 다른 인셀의 행동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셀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는다.
다만 일반의 예상보다 숫자가 많고 늘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킹스칼리지런던 국제급진주의연구소(ICSR) 플로렌스 킨 연구원은 BBC에 영국에서 가장 큰 인셀 커뮤니티의 경우 활동한 회원이 1만3천명이고 게시글이 20만개 정도라고 설명했다.
인셀들이 온라인을 벗어나 현실에서 범행을 저지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2014년엔 영국 포츠머스에서 벤 모히니한이라는 당시 17세 청소년이 성관계를 해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여성 3명을 흉기로 살해하려 한 사건이 있었다.
올해 초에는 케임브리지대 졸업생 올리버 벨이 온라인에서 폭탄제조법을 구매한 혐의로 체포됐는데 그는 "엘리엇 로저처럼 되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에선 데이비슨의 범행을 계기로 인셀을 잠재적 테러위협으로 봐야 하는지 논의가 더 활발해지고 있다.
팀 윌슨 세인트앤드루스대 테러·정치폭력연구센터 소장은 "인셀 커뮤니티의 회원이 아니더라도 그들의 사상에 영향받을 수 있다"라면서 "온라인상 10대 소년이라면 특히 그럴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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