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지하벙커서 신생아 치료…어린이 희생자 10명 넘어

입력 2022-02-28 16:34   수정 2022-02-28 17:50

[우크라 침공] 지하벙커서 신생아 치료…어린이 희생자 10명 넘어
"허겁지겁 병원 지하로 대피…의약품만 최소로 구비"
아동시설 노린 포격 잇따라 보고…"학교는 전장 돼선 안 돼"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아기가 힘들어 하지만 너무 어려서 이 경험을 기억 못할거라는 사실에 한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우크라이나의 한 산모는 얼마 전 태어난 딸을 데리고 대피소에서 지내는 처지에서도 이같이 한줄기 위안을 찾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 27일(현지시간) 방공호로 변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중심부의 한 아동 병원을 조명했다.
이 산모는 키예프에서 공습경보가 울리자 딸 '미아'와 함께 병원 지하실로 대피한 상황이었다.
미아는 신생아 치료실에서 퇴원을 앞두고 있었지만 러시아가 24일 새벽 침공을 개시해 수도 방향으로 포위망을 좁혀오면서 꼼짝없이 병원에 있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이 산모는 당시 지하실로 대피하던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나온 미숙아들과 가족, 의료진 등이 생명유지장치와 산소통, 온갖 튜브관을 허겁지겁 들고 지하실로 직행했다고 한다.
이 벙커는 냉전 시절이던 1970년대 소련 기술자들이 설계한 곳으로 튼튼한 외벽을 갖췄지만 내부는 어른용 침대나 의자도 없이 단출하다.
맨바닥에 앉는다는 이 아기 엄마는 "조건은 열악하지만 안전하다는 느낌은 있다"며 "전쟁을 예상한 이가 없었기에 준비된 사람도 없다. 약이나 아기침대 등 최소한의 필수품만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조산된 신생아 수십명이 치료를 받고 있고 암 같이 중증질환을 지닌 환자들도 빼곡히 차 있는 상황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현재까지 아이 1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내무부에 따르면 26일까지 어린이 14명을 포함해 352명의 민간인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숨졌다. 또 어린이 116명 등 1천684명이 다쳤다.
첫 번째로 희생된 아동은 키예프 출신 초등학생으로 알려졌다.
이 소녀와 가족이 동승한 차량은 러시아 공격을 받았다고 볼로디미르 본다렌코 키예프 부시장이 밝혔다.
지난 25일에는 또 다른 아동이 어른들과 함께 집속탄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고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가 주장했다.
당시 이들 희생자는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오흐티르카의 보육원과 유치원에서 몸을 숨기던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속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 있는 것으로 다수 민간인이 피해를 볼 수 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처참한 상황을 전하면서 "괴로운 사실은 그 장소가 유치원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쏘려 하는 것은 무엇인가. 군사 표적인 것이냐. 그게 어디 있느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동 NGO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지난 25일 동부 도네츠크주 도시 고를로프카의 한 학교에서는 교사 2명이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했고 현재까지 교육 관련 건물 최소 7채가 포격을 받았다.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학교는 싸움이 벌어지고 학생들이 희생되는 전쟁터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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