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분양가 상한제 개편 착수…폐지·축소 아닌 기준 합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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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5-22 08:35  

정부 "분양가 상한제 개편 착수…폐지·축소 아닌 기준 합리화"

정부 "분양가 상한제 개편 착수…폐지·축소 아닌 기준 합리화"

이주비·명도비 등 정비사업 특성 반영해 가산비 조정할 듯

8월 공급대책과 함께 발표 가능성…기본형 건축비 인상도 검토

하반기부터 분양가 오를 듯…꽉 막힌 서울 분양 재개 여부 촉각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새 정부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로 분양가 상한제 개편 논의에 착수한 가운데 제도 개선 수위는 상한제 폐지나 대상 지역 축소 등 제도 전반에 걸친 변화가 아닌 기준을 합리화하는 '미세 조정'이 될 전망이다.

서울 등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공사비 인상과 분양가 문제로 갈등을 빚는 만큼 정비사업의 특수성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가산비 형태로 분양가에 반영해주는 등의 방식이 유력하다.



◇ 상한제 제도 합리화…정비사업 '손톱 밑 가시' 뺀다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22일 연합뉴스에 "분양가 상한제 개편 취지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활성화해 도심내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들 사업의 '손톱 밑 가시'를 빼주는 것이 목표이며 상한제 대상 지역을 축소하거나 제도 자체를 무력화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 공사비 인상, 정비사업 갈등 확산 등으로 분양가 상한제 제도를 폐기하거나 축소해야 한다는 일각의 요구에 대해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은 것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공약대로 정비사업의 특성을 반영한 미세 조정이 될 것"이라며 "택지개발이나 일반 민간사업과 달리 정비사업에서만 발생하는 특수 비용들이 상한제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조만간 정비사업 조합과 시공사 등의 의견을 들은 뒤 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개선안은 정부가 8월 중순께 공개할 주택 250만호 공급계획과 함께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분양가 상한제 구성 항목은 택지비와 기본형 건축비(공사비), 가산비로 이뤄진다.

정부는 2019년 '12·16 대책' 발표 당시 집값 상승 선도지역과 정비사업 이슈 지역으로 꼽은 서울 강남 등 13개 구와 경기 3개 시(하남·광명·과천) 322개 동을 분양가 상한제 대상지역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단 손질이 가장 유력한 것은 가산비 항목을 현실화하는 것이다. 현재 조합원 이주비와 조합 사업비 금융이자 영업보상 및 명도소송 비용을 가산비로 인정해주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지금은 이런 비용은 분양가 상한제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공사 중단 사태를 맞은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아파트의 경우 시공사업단이 지급 보증을 선 조합 사업비가 7천억원이며, 시공사가 대납한 금융비용은 약 1천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사업 분양가 산정에 정통한 한 감정평가사는 "이런 것들은 택지개발사업에는 없는 정비사업 특유의 비용인데 애초 공공택지에서 적용하던 상한제를 민간 택지에서도 그대로 쓰다 보니 정비사업의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이런 비용을 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인정해주면 일반분양가가 올라가 조합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용적률 인센티브에 따른 기부채납시 택지비나 건축비 인정 범위를 확대해줄 가능성도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용적률 인센티브에 따른 토지 기부채납 시 일반 분양자는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까지 모두 이용하는 단지내 공공시설 설치비를 온전히 조합이 부담하고 있는데 최소 일반분양 비율만큼이라도 일부 공사비 등을 분양가에 반영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경·설계를 포함한 마감재 고급화 부분도 분양가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 감정평가사는 "분양가 상한제는 조합의 단지 차별화, 주거 상향에 대한 욕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층고·조경·고급자재 사용 등 마감재 고급화에 대한 욕구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코니 확장 비용을 현실화해줘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현재 발코니 확장 공사비로 3.3㎡당 1천만원이 든다면 실제로는 400만원밖에 못 받도록 제한하고 있어 적자 공사를 하는 상황"이라며 "최소한 손실은 없도록 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합이 가장 큰 불만으로 삼는 택지비 산정 방식도 손질해야 한다는 요구도 높다.

현재 상한제 택지비는 감정평가사가 인근지역 표준지 공시지가에다 입지 등 지역 특성을 반영한 '보정률'을 곱해 산정하는데 이때 '미래 개발이익'은 배제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특히 조합이 지자체에 제출한 택지비는 한국부동산원이 다시 적정성 평가를 거쳐 땅값을 재검토하는데 이 과정에서 택지비가 깎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건설업계는 최근 국토부에 부동산원의 택지비 적정성 평가 제도를 폐지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토부 관계자는 "적정성 평가는 택지비 검증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며 "토지비에서 추가로 인정해줄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검토를 해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큰 틀의 변화는 없더라도 현행 322개 상한제 대상 지역을 집값이나 정비사업 유무 등에 따라 일부 가감하는 등 재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하반기 기본형 건축비 인상도 검토…서울 분양 재개 촉각

정부는 상한제 제도 개선과 별개로 기본형 건축비 인상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앞서 3월 1일자로 공동주택의 기본형 건축비를 작년 9월 대비 2.64% 올렸는데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다음달 1일 기준으로 가격 변동 상황을 살펴보고 건축비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분양가 상한제 대상 아파트에 적용되는 기본형 건축비는 매년 3월 1일과 9월 15일을 기준으로 두 차례 정기 고시하는 것이 원칙이나 기본형 건축비 고시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철근·레미콘 등 주요 자재의 가격이 '15% 이상' 변동하는 경우 이를 반영해 수시고시 형태로 가격 조정을 할 수 있다.

다만 지난달 레미콘 가격 인상폭은 평균 13.1%로, 15%에 못 미쳐 수시고시가 아닌 9월 정기고시에서 기본형 건축비가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와 기본형 건축비 손질에 착수하면서 하반기 이후 분양가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감정평가사는 "정비사업 단지에서 강남은 현행 분양가에서 10%, 강북은 15∼20%가량 인상되면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그만큼 일반분양가는 올라가 청약자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 개선안이 확정되면 하반기부터 일반분양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광명 등 주요 정비사업과 민간 택지 사업들은 분양가 상한제 개편 논의로 일반분양이 '올스톱'된 상태다.

부동산R114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서울에서 분양된 단지 수는 총 3천390가구로, 연초 계획한 상반기 분양 예정 가구수(1만4천447가구)의 23.5%에 그쳤다.

그나마 분양된 곳들은 강북구 미아동, 구로구 개봉동, 관악구 봉천동 등 상한제와 무관한 지역들이 대부분이다.

둔촌 주공을 비롯해 서초구 신반포15차, 은평구 대조1구역, 서대문구 홍은13구역 등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은 모두 상한제 개편 이후로 일반분양을 연기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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