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홀로코스트 수용소서 촬영 논란

입력 2022-07-13 11:44   수정 2022-07-13 12:05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홀로코스트 수용소서 촬영 논란
유대인·집시단체 반발 "시즌 4 수익 피해자 배상에 쓰라"
리투아니아 빌뉴스, 촬영지 숙박 상품 내놨다 취소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의 일부 장면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현장에서 촬영된 사실이 알려져 피해자가 반발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기묘한 이야기 시즌4에는 소련군이 마을 경찰서장 호퍼를 외딴 굴라그(옛 소련의 강제노동 수용소)에 가두고 구타하는 장면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이 장면 일부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있는 루키스케스 교도소에서 촬영했다.
이곳은 나치 독일과 소련의 비밀경찰이 유대인과 폴란드 빨치산 등 전체주의 정권의 적을 구금한 시설로 2019년에 폐쇄됐으며 현재는 콘서트와 행사 장소로 이용된다.
빌뉴스의 관광 당국은 '기묘한 이야기'의 인기를 활용하고자 감방 하나를 드라마 세트처럼 꾸민 뒤 하룻밤 107유로(약 14만원)에 방문객에 대여하기 시작했다.
이에 6개 유대인·집시 단체가 "홀로코스트 피해자 지우기"라고 비판하며 온라인 청원을 시작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유대인과 집시, 정치범을 납치하고 고문해 악명 높은 교도소를 수익 사업에 이용했다는 것이다.
더타임스는 독일 비밀경찰 게슈타포와 리투아니아인 부역자가 1941년 유대인·폴란드인 수백명을 인근 기차역에서 처형하기 전 이곳에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독일이 점령하기 전인 1940년에는 소련의 비밀경찰 NKVD가 향후 이스라엘 총리(1977∼1983년)가 될 메나헴 베긴을 투옥했다. NKVD는 1941년 여름 독일이 침공하자 수용자 몇 명을 총살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5만7천명이 서명한 온라인 청원은 넷플릭스가 사과하고 시즌4 수익을 리투아니아의 유대인과 집시를 위한 배상금으로 사용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홀로코스트는 연예산업이 부를 축적하고 극장으로 만들라고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집단학살의 당사자이며 집시들에게는 (학살이)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빌뉴스시는 교도소 숙박 사업을 중단했다.
빌뉴스시는 홈페이지에서 당초 방문객이 감방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나 이후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실제 유대인을 교도소에서 처형한 적이 없으며 1941년 9월 이후 유대인 다수를 교도소가 아닌 게토(유대인 거주 지역)로 이주했다고 밝혔다.
2016년 처음 방영한 '기묘한 이야기'는 미국 시골 마을의 소년 4명이 동네에 있는 정부 비밀 연구소를 통해 다른 차원에서 온 괴생명체에 맞서는 줄거리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많은 팬이 연구소에 실험체로 갇혔다 탈출한 여주인공 일레븐처럼 손목에 일련번호를 문신으로 새긴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
이를 두고 청원인들은 나치가 수용자 손목에 새긴 식별번호를 연상해 피해자를 모욕한다고 지적했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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