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미시시피 '물난리'…홍수·식수부족 겹쳐 비상사태 선포

입력 2022-08-31 15:17  

미 미시시피 '물난리'…홍수·식수부족 겹쳐 비상사태 선포
폭우로 상수도 고장…화장실 물 못내려, 학교 원격수업
주방위군 생수 배달…바이든, 복구에 연방예산 투입하기로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미국 미시시피주가 최근 벌어진 홍수로 인해 식수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고 AP통신과 CNN 방송,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등 외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지난주 미시시피의 주도 잭슨시에 폭우가 내리며 이 지역 펄강 수위가 약 1.08m까지 치솟았고 강물이 범람해 인근 민가가 침수됐다.
이로 인해 지역 주요 상수도 시설에 수압 문제가 발생, 주거지역에 식수 공급이 중단됐다. 펄강은 2020년에도 수위가 약 1.13m를 넘기는 등 홍수가 빈번한 곳이다.
주 정부 관계자는 "주민들이 변기 물을 내리거나 화재에 대응하는 등 필수적인 활동마저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교육청은 학교 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했고, 상당수의 식당이 영업을 중단했다. 잭슨주립대에는 학생들을 위한 간이 화장실이 설치되는가 하면, 대학 체육부 소속 선수들은 샤워도 제대로 못 하는 처지에 놓였다.

테이트 리브스 미시시피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방위군을 동원해 생수병을 공급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임시로 공급한 식수가 필요보다 턱없이 부족, 물을 받으려 모인 주민들의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서 수시간씩 대기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게다가 수십 년간 지속된 인구 감소와 예산 부족 때문에 근원적인 문제인 상수도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처크워 루뭄바 잭슨시장은 "폭우 유입으로 정수처리에 필요한 화학물질 조성이 바뀌면서 수도 공급에 시간이 걸리는 상태"라면서 인력 부족과 시설 관리부실 등으로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 달 전 잭슨시는 탁한 수돗물을 마실 경우 소화기 계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식수를 끓여 마실 것을 권고하는 등 수년째 식수 공급에 차질을 빚어왔다고 악시오스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미시시피주의 비상사태 선포를 승인하고 지원 방안 검토에 나섰다.
이에 따라 연방 정부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통해 향후 90일간 비상사태 해소를 위해 필요한 예산의 75%까지 지급하는 등 지원할 것이라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연방정부는 미시시피주가 겪고 있는 식수 위기 사태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백악관이 주 보건당국을 비롯한 지역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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