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시진핑계 일색 최고지도부 등장에 각국 취재진도 '깜놀'

입력 2022-10-23 16:38   수정 2022-10-23 18:07

[르포] 시진핑계 일색 최고지도부 등장에 각국 취재진도 '깜놀'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23일 시진핑 집권 3기 중국 최고지도부가 모습을 드러내기로 한 시간이 가까워지자 베이징 인민대회당 3층 금대청에는 적막이 흘렀다.
전 세계 취재진은 최고지도부가 등장할 단상 오른쪽 출입문을 향해 카메라를 고정한 뒤 모습을 드러낼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과 내외신 기자 대면식'이라는 문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던 중국 기자들도 어느새 자리에 앉아 새 상무위원들을 기다렸다.
연합뉴스를 비롯한 각국의 취재진은 이날 내외신 기자 대면식 참석을 위해 지난 19일부터 베이징의 호텔에 격리돼 하루에 두 차례씩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터라 짧은 순간도 길게만 느껴졌다.
정오를 조금 지나 행사장 문이 열리고 예상대로 시진핑 주석이 맨 앞에서 들어오자 취재진은 한순간도 놓칠 수 없다는 듯 일제히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시 주석이 첫 번째로 등장했다는 것은 이날 오전 열린 1중전회에서 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3연임에 성공하면서 집권 3기를 알리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단상 아래 의자에 앉은 취재기자들도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촬영을 시작했다.
시 주석의 뒤를 이어 리창 상하이 당 서기가 두 번째로 등장했고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외신기자들 사이에서는 '아∼'하는 작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전날 공개된 중앙위원 명단에 따라 현 상무위원 7명 중 4명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 상황에서 새 상무위원 4명 모두 시 주석의 측근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당 대회가 진행되면서 최고지도부가 시진핑의 복심들로 채워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지만, 명목상으로라도 세력 균형을 위해 후춘화 부총리의 상무위 진출 등의 예측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이나 공청단파 등 다른 파벌은 한 명도 최고지도부에 진입하지 못했고, 사실상 시진핑 1인 천하의 초장기 집권이 시작됐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순간이 됐다.
요란했던 노트북 타이핑 소리는 일시 정지됐고, 바삐 오가던 사진·영상 기자들도 카메라만 주시할 뿐 아무런 말도 없었다.
시 주석은 취재진을 향해 엷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인 뒤 단상 위에 올랐고 이어 6명의 상무위원이 손뼉을 치며 그의 뒤를 따랐다.
시 주석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자오러지, 차이치, 리시가 오른쪽에는 리창, 왕후닝, 딩쉐샹이 각각 자리를 잡았다.
이어 시 주석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과 중국식 현대화를 통한 중화민족의 부흥 등을 강조하며 20여 분간 연설하는 동안 상무위원들이 그 자리에서 선 채로 미동조차 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시 주석이 연설 말미에 외신기자들을 향해 중국 각지를 여행하고 객관적이며 진실하게 중국을 세계에 알려달라는 당부를 하자 현장에 있던 중국 기자들이 일제히 박수를 보내는 모습도 목격됐다.
순차통역으로 진행된 대면식이 끝난 뒤 한 외신기자는 "시 주석을 견제할 만한 다른 정파 소속 인사가 상무위원단에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점이 놀랍다"며 "이제 견제를 받지 않는 새로운 시진핑 시대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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