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21년전 유사 사고 겪은 일본 전문가 진단은

입력 2022-11-01 15:13  

[이태원 참사] 21년전 유사 사고 겪은 일본 전문가 진단은
"'군중 눈사태'로 1㎡에 15명 밀집해 400㎏ 압력 가해졌을 것"
"걸음 멈추지 말고 일방통행해야…가슴 압박 피하는 데 팔짱 도움"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이태원 참사와 유사한 압사 사고를 21년 전에 겪은 일본의 전문가들은 두 사고를 모두 전형적인 '군중 눈사태'로 규정하면서 현지 언론을 통해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해법을 제시했다.
군중 눈사태는 인파가 모인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차례로 포개지듯 넘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2001년 7월 효고(兵庫)현 아카시(明石)시에서는 사람들이 불꽃놀이를 보려고 인도교에 몰려 11명이 숨지고 247명이 다쳤다.
니시나리 가쓰히로 도쿄대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교수는 1일 마이니치신문에 실린 기사에서 "이태원 참사 영상을 보면 1㎡에 사람 15명이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며 아카시 사고에서 한 사람당 200∼300㎏의 압력이 가해졌음을 고려하면 이태원 참사 때는 400㎏ 정도의 압력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통 만원 전철이라고 하면 1㎡에 6∼7명인 상태이며, 아카시 사고 당시에는 1㎡에 13∼15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니시나리 교수는 "사람이 매우 밀집하면 사방팔방에서 압력이 오고, 개인의 힘으로 피하는 것이 어려워진다"며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위험도가 증가하기 전에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정체 현상을 연구해 온 물리학자로, 군중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이동시키는 방법을 다룬 책을 펴내기도 했다.
아카시 사고를 조사했던 무로사키 요시테루 효고현립대 명예교수는 요미우리신문에 "군중 눈사태를 방지하려면 사람들이 일방통행을 하도록 하고 멈춰 서지 않게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중 눈사태 사고가 벌어질 정도로 사람이 몰리면 주최자나 경비원이 집착한 행동을 호소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혼잡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그 장소에 가지 않는 선택을 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위기관리학을 전공한 후쿠다 미쓰루 니혼대 교수는 아사히신문에 인파에 휩싸였을 때 주변 사람들로 인해 자신의 발이 보이지 않으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후쿠다 교수는 인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치면 앞사람을 밀거나 뛰지 않으면서 모두가 같은 속도로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히로이 유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폭이 좁아지는 도로에 인파 집중, 사람들을 유도할 경비 인력 부족, 도망치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리 등으로 인해 군중 눈사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파가 밀집한 상황에서 흉부 압박을 피하려면 가슴 앞으로 팔짱을 끼고 사람들보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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