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30% 꺾이자 수출전선 무너져…자동차 선전도 무용지물

입력 2022-12-01 11:54   수정 2022-12-01 14:32

반도체 30% 꺾이자 수출전선 무너져…자동차 선전도 무용지물
글로벌 경기 둔화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격↓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권희원 기자 = 믿었던 반도체 부문이 뚫리자 수출전선에서 더는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11월 수출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로 휘청인 건 그동안 한국 수출을 앞장서 이끌던 반도체 부문에서 수출액이 전년 대비 30%나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에도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7.4% 감소해 매우 좋지 않았다. 그러나 11월엔 이보다 한참 더 떨어진 감소율로 곤두박질쳤다.
자동차와 이차전지 부문에서 선전했지만 반도체에서 확 꺾여버린 그래프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

◇ 효자 노릇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시스템 반도체보다 적어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519억1천400만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14.0% 감소했고, 수입은 589억2천500만달러로 2.7% 늘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70억1천만달러(약 9조1천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전달(67억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올해 1∼11월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약 426억달러에 달하며 400억 달러 선도 돌파했다. 1996년 기록한 역대 최대 적자 206억달러보다도 200억 달러 이상 많다.
지난달 수출이 급감한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수출 감소다.
반도체 수출은 D램, 낸드플래시 등의 글로벌 수요 약세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작년 11월에 비해 29.8%나 감소한 84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D램 고정가는 올해 초 3.41달러에서 10∼11월 2.21달러까지 하락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 반도체의 대표 품목인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은 작년보다 49.7%나 감소하면서 시스템반도체(42억5천만달러)보다도 적은 38억4천만달러에 그쳤다.
산업부는 "반도체 수출 감소는 IT 전방수요 약세와 재고 누적에 등 복합적인 영향에 따른 것"이라며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설비 투자 축소 계획과 공급량 조절 등에 따라 내년 하반기 이후 차츰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세트(완제품) 수요가 부진하면서 부품 수요도 많이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늘고 가격도 약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수출액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자동차, 차부품, 석유제품, 이차전지를 제외한 15대 주요 수출 품목의 수출이 모두 작년보다 감소하면서 전체 수출액을 끌어내렸다.
석유화학 수출도 합성수지 등 일부 품목의 공급 과잉으로 단가가 하락하고 중국의 지역 봉쇄 및 자급률 상승으로 작년보다 26.5% 감소한 35억3천만달러에 그쳤다.
철강은 10.6% 감소한 29억9천만달러, 일반기계는 1.7% 줄어든 43억3천만달러였다.
자동차 수출액(54억달러)은 작년보다 31.0% 늘어 역대 월별 실적 1위, 이차전지(7억4천만달러)는 역대 11월 중 1위를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 감소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두달 연속 대중 무역적자…에너지 수입액 27.1%↑
지난달 대(對)중국 무역수지는 두 달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수출 증가율을 끌어내렸다.
11월 대중국 수출은 작년보다 25.5% 감소한 113억8천만달러, 수입은 11.1% 줄어든 121억4천만달러로 7억6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국 무역수지는 5∼8월 연속 적자였다가 9월에 잠시 흑자로 돌아섰지만, 10월부터 다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코로나 재확산으로 봉쇄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반도체(-36.1%), 일반기계(-21.1%), 석유화학(-26.2%), 무선통신(-8.2%) 등 대다수 품목의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미국(87억9천만달러)과 EU(53억달러) 수출은 각각 8.0%와 0.1% 늘며 역대 11월 중 1위를 기록했지만, 아세안(90억8천만달러)과 중남미(18억1천만달러) 수출은 각각 13.9%와 19.1%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전세계적인 에너지가격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지난달에도 전체 수입액은 600억달러 선에 육박했다.
11월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55억1천만달러로 작년보다 27.1%(33억달러)나 많았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세계 경기 둔화로 제품가격이 하락한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의 수출이 줄며 11월 전체 수출이 감소했다"며 "화물연대의 운송거부가 장기화할 경우 12월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주력 시장과 산업별 맞춤형 수출 전략과 무역금융, 마케팅을 확대하고 부처·기관별 수출지원협의회를 구성해 전 부처의 수출 지원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he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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