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자청한 구현모, 경영성과 자신감에 '뒷말없는 레이스' 선택

입력 2022-12-13 16:54  

경쟁 자청한 구현모, 경영성과 자신감에 '뒷말없는 레이스' 선택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언급·KT텔레캅 조사에 복수후보 카드로 정면돌파 해석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오규진 기자 = 차기 KT[030200] 대표 후보로 단독 추천될 것으로 예상됐던 구현모 대표가 사실상 단독 후보로 연임에 나서도 문제없다는 판정을 받고도 다른 후보들과 경쟁을 자청해 배경에 관심에 쏠린다.
구 대표는 13일 열린 KT 이사회에서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연임 적격 평가를 받았지만, 이사회에 복수로 심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KT 측에서 공식으로 내놓은 복수후보 요청 이유는 구 대표 스스로 "주요 주주가 제기한 소유분산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했다는 것이다.
해당 '주요 주주'는 지분율 10.35%로 1대 주주인 국민연금으로 지목됐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최근 언론 간담회에서 KT처럼 지배 주주가 뚜렷하지 않고 소유가 분산된 기업에 대한 '스튜어드십 코드', 즉 기관투자자로서 수탁자 책임 강화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 발언을 놓고 국민연금이 KT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 연임에 반대표를 던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 아니냔 분석도 나왔다.
여기에다 구 대표 단독 추천이 예상되던 이사회를 하루 앞둔 1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그룹 보안 계열사인 KT텔레캅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서울 구로구 본사 현장 조사를 벌인 점도 구 대표 연임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KT 측의 이날 공식 설명도 구 대표 연임에 돌출된 외생 변수를 감안했음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런 상황에서 구 대표가 굳이 자진해서 복수 심사를 요청한 것은 '디지코'로 대변되는 디지털 전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영 성과와 주가 상승에 따른 소액 주주들의 지지세 등을 바탕으로 다른 경쟁자들과 정면 대결을 벌여도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단독 후보 결정 과정에서 '나 홀로 심사'를 받았다는 부담감 등을 스스로 깨끗이 해소하고 가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그는 지난달 초 호실적을 낸 3분기 실적 공시일에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KT 영업이익은 구 대표 취임 직전 연도인 2019년 1조1천596억에서 지난해 1조6천718억 원으로 44.2% 증가하는 등 외형적 성장을 이뤘다. 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대성공을 거두는 등 통신회사가 아니라 디지털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다.
경영 성과라는 쉽게 흔들 수 없는 무기를 들고 복수 경쟁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배수진을 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업계에서 구 대표 외에 KT의 새 수장으로 손꼽히는 인물이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이런 선택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구 대표 개인의 승부수 외에도 KT 조직 내부에서 미리 '안전판'을 확실히 마련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사회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조 등 외부 상황을 개의치 않고 단독 추천을 강행했다면 예기치 못한 파장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했을 것이란 점에서다. 만에 하나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 선임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KT가 3년간 공들인 디지코 전환 사업이 수장을 잃고 한순간에 표류할 수 있다는 데 대한 우려 등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KT 이사회는 이달 안으로 구 대표와 추가로 인선될 후보에 대한 추가 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KT 관계자는 "복수 심사 일정과 방식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c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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