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조문 시작…첫날 6만5천명 방문(종합2보)

입력 2023-01-03 04:49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조문 시작…첫날 6만5천명 방문(종합2보)
사흘간 일반 공개…3일부터는 오전 7시부터 12시간으로 확대
교황청 "5일 장례 미사에 이탈리아·독일 대표단만 공식 초대"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박수현 통신원 =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시신이 선종한 지 이틀 만에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동트기 전부터 작별 인사를 전하려는 발걸음이 이어지는 등 첫날에만 6만명 이상의 조문객이 몰리며 예상을 뛰어넘는 추모 열기를 보였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시신은 2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옮겨져 오전 9시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지난달 31일 바티칸시국 내 '교회의 어머니(Mater Ecclesiae)' 수도원에서 95세로 선종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교황의 신사들'로 불리는 교황의 수행원 10명이 흰색 장갑을 끼고 이 수도원에 안치된 베네딕토 16세의 시신을 운구차에 실어 성 베드로 대성전을 향해 출발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오랜 개인 비서인 게오르그 겐스바인 대주교와 가사를 도운 수도회 수녀들이 걸어서 운구차의 뒤를 따랐다.
운구차가 성 베드로 대성전에 도착하자 스위스 근위병이 경례했고, 시신은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제대 앞으로 옮겨졌다.
대성전 대사제인 마우로 감베티 추기경이 시신에 성수를 뿌리고, 분향했다.

교황청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성 베드로 대성전의 문을 열고 일반 조문객을 받아들였다.
허리 높이의 관대 위에 비스듬히 누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머리에 모관을 쓰고, 붉은색과 금색이 어우러진 전통적인 교황 제의를 입었다. 깍지 낀 손에는 묵주가 감겼다.
스위스 근위병 2명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시신 곁을 지켰다.
동트기 전부터 신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조문 시작 전부터 타원형의 성 베드로 광장 한 바퀴를 다 두를 정도로 대기 줄은 길게 이어졌다.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신학자인 발터 카스퍼 추기경도 다른 일반 조문객들과 함께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AP 통신과 만난 카스퍼 추기경은 "베네딕토 16세의 사임은 나약함이 아니라 힘과 위대함의 표시"라며 "그는 더는 교황의 직무를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스스로 알았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오후 7시 첫날 조문 일정을 마무리한 뒤 약 6만5천명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을 조문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탈리아 치안 당국이 첫날 추모 인파로 예상한 2만5천∼3만명을 2배 이상 뛰어넘는 규모다.
바티칸이 속한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은 일반 조문객보다 먼저 방문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안식을 기원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즉위 8년 만인 2013년 건강 문제를 이유로 스스로 교황직에서 물러났다. 교황의 자진 사임은 바티칸 역사상 59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직에서 물러난 후 '명예 교황' 호칭을 받아 교황 시절 이름을 그대로 쓰고 교황의 전통적인 흰색 수단을 계속 착용했다.
첫날 조문 행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10시간 동안 진행됐다. 3∼4일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12시간으로 늘어난다.
사흘간의 일반 조문이 끝난 뒤 5일에는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 미사가 프란치스코 현 교황의 주례로 거행된다.
이후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관은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로 운구돼 안장된다.
교황청은 이탈리아와 베네딕토 16세의 모국인 독일 대표단만 장례 미사에 공식 초대했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앞서 베네딕토 16세의 생전 뜻에 따라 장례 미사는 간소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changyong@yna.co.kr, cel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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