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처럼 메신저로 주문해 자택 배달…'마약 쓰나미' 몸살 유럽

입력 2023-01-16 17:19   수정 2023-01-16 17:25

피자처럼 메신저로 주문해 자택 배달…'마약 쓰나미' 몸살 유럽
남미 마약조직, 안트베르펜 등 주요 항구도시로 침투…범죄 급증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유럽이 거세게 밀려오는 '마약 쓰나미'로 신음하고 있다.
유럽 대도시에서는 앱으로 주문해 마약을 수령하는 비대면 거래가 성행하고, 남미의 마약 범죄조직들은 급성장하는 '신시장' 유럽을 장악하기 위해 마수를 뻗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같은 유럽의 대도시에서는 마약 구입이 피자 배달을 받는 것처럼 쉬워졌다.
뒷골목에서 마약상을 만날 필요 없이 '왓츠앱'이나 '시그널' 같은 메신저 앱으로 마약을 주문하면 약 20분 만에 집으로 배달받을 수 있다. 가격은 1g에 70유로(약 9만원) 정도다.
파리 경찰 마약수사반을 이끄는 버지니 라하이 국장은 AFP에 "마약 소비자들은 음식배달앱 '딜리버루'의 배달원같이 생긴 전달책으로부터 마약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 도시 외곽의 음침한 장소로 찾아가기보다 훨씬 쉽다"고 말했다.
유럽 마약·마약중독감시센터(EMCDDA)에 따르면 2021년 유럽의 코카인 사용자는 350만명에 이른다. 이는 20년 전의 4배에 해당한다.
에릭 스눅 벨기에 연방사법경찰국장은 2021년 유로폴이 압수한 코카인이 240t으로 10년 전의 5배로 늘었다면서 "유럽이 '마약 쓰나미'에 휩쓸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폴은 유럽의 코카인 시장 규모가 76억∼105억 유로(10조1천억∼1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럽에서 소비되는 코카인의 원산지는 콜롬비아나 볼리비아, 페루 등 남미 국가다.
대부분이 바나나나 설탕 등 합법적인 수입품 컨테이너를 이용해 밀반입되고 일부는 여행 가방에 숨겨지거나 운반책이 삼킨 마약주머니를 통해 들여온다. 스페인에서는 지난해 7월 무인 잠수함을 통한 마약 밀반입 시도가 적발되기도 했다.
프랑스 세관 정보분석팀을 이끄는 플로리앙 콜라는 "미국 마약 시장은 포화상태다. 유럽에서는 코카인이 미국보다 50∼100% 높은 가격에 팔린다"며 "마약범죄 형량이 상대적으로 덜 무겁고 운반 수단이 다양하다는 점도 유럽 시장의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남미의 마약 조직들이 유럽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벨기에 안트베르펜, 네덜란드 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프랑스 르아브르 등 주요 거점에서는 관련 범죄도 급증했다.
유럽의 주요 마약 유입 통로인 안트베르펜에서는 길거리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는 등 최근 5년간 200건 이상의 마약 관련 범죄가 발생했다.
지난주에는 11세 소녀가 주택가 집안으로 날아든 총탄에 맞아 숨졌고, 지난해 5월 안트베르펜 인근 되르네에서는 마약과 연관된 가족이 사는 주택이 폭탄 공격을 받기도 했다.
네덜란드에서는 2021년 6월 마약 관련 탐사보도를 해온 페테르 R. 브리스 기자가 지하 주차장에서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2020년에는 네덜란드 경찰이 마약조직에서 감옥 겸 고문 장소로 이용한 컨테이너를 발견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법무장관 납치 계획을 적발했다.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카타리나-아말리아 공주도 표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눅 국장은 "우리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폭력에 직면해 있다"며 "(남미 마약조직들은) 정보를 캐내려고 고문하거나 계약을 어겼다는 이유로 살해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다"고 경고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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