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테더, 은행계좌 만들려고 서류위조에 유령회사 활용"

입력 2023-03-04 07:59  

"가상화폐 테더, 은행계좌 만들려고 서류위조에 유령회사 활용"
테러단체 연계계좌·범죄 연루계좌 쓰다가 곤욕…美법무부 조사중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가상화폐 테더의 배후 기업들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계속 접속하기 위해 문서를 위조하고 유령회사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은행 웰스파고가 2017년 3월 테더가 이용하던 다수의 대만 계좌의 거래 처리를 중단하자 테더 측은 이를 "기업 존립에 대한 위협"으로 판단하고 은행 계좌를 유지하거나 새로 개설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고정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인 테더로서는 기성 금융 시스템과의 연결이 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수의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거래소에서 테더를 수시입출금식 예금 계좌처럼 활용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테더의 거래량은 1·2위 가상화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테더 운용사인 테더홀딩스와 자매회사 비트파이넥스가 각종 편법을 동원한 정황은 WSJ이 입수한 내부 이메일 등에 담겼다.
이들 기업은 다른 회사와 해당 기업 임원의 명의를 사용하는 등의 수법으로 새 은행 계좌를 열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테더홀딩스 공동소유주 중 한 명인 스티븐 무어는 한 이메일에서 중국의 한 중개업자가 "가짜 매출 송장과 입출금전표를 제공해 은행 (감독)시스템을 우회하려고 시도 중"이라고 인정했다.
대만에서는 TV 셋톱박스 제조사인 '하이랩 테크놀로지'의 명의로 계좌를 여러 개 개설했고, 튀르키예에서는 '데니즈 로얄 디스 티카레트'라는 회사 명의로 계좌를 열어 실제로는 테더와 비트파이넥스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데니즈 로얄 명의로 개설한 계좌는 하마스의 무장 조직인 '알카삼 여단'이 돈세탁에 활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미국 행정부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정된 알카삼 여단이 가상화폐로 받은 기부금을 실제 화폐로 바꾸는 과정에서 데니즈 로얄 계좌와 8천만달러 이상 거래한 사실이 지난 2020년 미 법무부 보고서에 포함됐다.
또 비트파이넥스는 파나마 소재 결제처리회사인 '크립토캐피털'에 10억달러 이상을 입금했는데 이 회사는 페이퍼컴퍼니들을 이용해 다수의 은행 계좌를 개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당국이 2018년 10월 사기와 돈세탁 수사 과정에서 크립토캐피털의 자금 8억5천만달러를 압류하면서 테더 역시 큰돈이 묶이는 바람에 '1달러 연동'이 깨진 바 있다.
당시 테더와 비트파이넥스는 아시아 지역에서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최소 9개의 계좌를 개설한 뒤 고객들에게 "금융 문제를 해결했다"고 공지했다고 WSJ은 전했다.
테더는 현재 미국 연방법무부와 뉴욕 남부연방지검의 조사를 받고 있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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