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사상 첫 '3연임 국가주석' 시진핑…대중 외교전략 다듬어야

입력 2023-03-10 14:43  

[연합시론] 사상 첫 '3연임 국가주석' 시진핑…대중 외교전략 다듬어야



(서울=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에서 임기 5년의 국가주석에 선출됐다. 1949년 중국 건국 후 첫 '3연임' 사례다. 지난해 10월 권력의 정점인 공산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선출된 시 주석은 이로써 당과 군을 아우르며 국가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절대 권력자가 됐다. 국가주석이라는 자리가 명목상 국가원수인 만큼 대외적으로 1인 독재체제와 영구집권을 공식화한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시 주석은 10년 전 국가주석직에 오르면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뜻하는 '중국몽'을 집권 목표로 내세웠다. 중국몽은 시 주석 임기 10년 안에 모든 인민이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샤오캉(小康) 사회'를 이룩하고 건국 100주년인 2049년 경제를 비롯한 모든 면에서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뜻한다. 미국을 뛰어넘는 세계 최강국 건설에서 종신집권의 정당성을 찾으려는 의도이지만, '샤오캉'이라는 1단계 목표부터 어그러진 상황이다. 그가 지난해 사실상 집권 3기를 시작하면서 '공동부유'를 핵심 의제로 내세운 것도 공산주의의 기본 가치라 할 분배의 실패를 자인한 것과 마찬가지다. 초고속 경제성장률이 꺾인 중국은 저출산·고령화 현상 심화로 갈수록 미래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빈부격차가 깊어져 내부 불만이 고조되면 어느 정권이든 외부 세계로 출구를 찾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시 주석이 대만 문제에 대해 노골적으로 무력 통일을 운운하고 미국과 극한 충돌을 마다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대만 통일과 미국을 꺾는 것이 시 주석의 종신집권 의도에 명분을 제공해주는 셈이다. '중국 굴기'를 내세운 시 주석과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대립은 경제와 군사, 외교 등 각 분야에 걸쳐 거친 파열음을 내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양국 군함과 공군기 간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4차산업 기술 패권 다툼이 전방위에서 벌어지고 있다.

악화일로인 미·중 관계 속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나라라면 한국일 것이다. 미국이 지난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한 데 이어 올해 반도체 지원법을 만드는 등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면서 우리 경제 전반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반도체 지원법이 본격 시행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반도체 공장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동북아 안보 문제 역시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미국은 시 주석의 대만 침공 저지를 하나의 명분으로 삼아 남중국해 군사력 증강을 도모하고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이에 적극 호응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북중러 3각 관계가 공고해지고 우리가 중국에 요구하는 '대북 지렛대' 역할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군사와 경제 분야에서 한미동맹의 기조를 확고하게 유지하되 중국과의 충돌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실리외교가 절실해진 이유다. 시 주석의 집권 3기는 미·중 갈등의 틈바구니에 낀 윤석열 정부 외교에 고난의 시간이 될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헤쳐 나갈 고난도의 생존전략이 필요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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