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갈등에 소송까지…서울 주요아파트 단지들 입주놓고 잡음

입력 2023-03-14 06:01  

공사비 갈등에 소송까지…서울 주요아파트 단지들 입주놓고 잡음
강남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입주 진행 중 중단…유치원 소송으로 열쇠 지급 불가
공사비 증액 갈등에 신목동 파라곤도 아파트 입구 컨테이너·차량으로 가로막혀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전국 정비사업 현장 곳곳에서 공사비 인상을 두고 갈등이 불거지는 가운데 이미 입주 날짜를 받아놓은 단지들까지 소송 등 각종 문제가 불거져 입주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 프레지던스'(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는 단지 내 유치원 관련 소송으로 전날부터 입주가 중단됐다.
재건축 전부터 단지 안에 있던 경기유치원이 서울행정법원에 오는 24일까지 준공인가 처분 효력정지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지난 13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열쇠 불출(가구별 지급)이 불가해진 것이다.
조합과 유치원 간 소송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기유치원 측은 조합의 관리처분계획이 적법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2020년 관리처분계획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조합과 강남구청을 상대로 제기했다.
재건축 전 단독필지였던 유치원을 조합이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면서 3천375가구의 아파트 소유자들과 공유하는 공유필지로 처리하려고 했으며, 이로 인해 유치원 운영에 차질이 생기고 재산권을 침해당할 상황에 놓여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 유치원 측 주장이다.
경기유치원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지향 박용대 변호사는 "유치원이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원인은 보상 문제나 임대료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유치원 측은 법원이 올해 1월 관리처분계획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했고, 이에 따라 적법한 관리처분계획이 다시 마련되지 않고는 준공인가 처분이 날 수 없는 상황인데도 강남구청에서 지난달 말 부분 준공 인가처분을 해 입주가 부적법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법원이 부분 준공인가 처분 효력을 오는 24일까지 정지하기로 하면서 그날까지 열쇠 지급은 불가능해진 상태다.
개포자이 프레지던스에는 현재까지 1천여가구가 입주를 마쳤다. 열쇠 불출이 불가해진다는 소식을 듣고 200여가구가 추가로 열쇠를 받아 가면서 오는 24일까지 입주를 예정한 가구는 200여가구가량 남아있다.
예비 입주자가 모인 온라인 카페에는 "당장 이사를 예정해뒀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 등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예비 입주자와 조합원 일부는 지난 12일 시공사인 GS건설[006360]을 찾아 항의하고, 전날에는 강남구청을 항의 방문했다.
법원은 17일 예정됐던 변론기일을 15일로 당기고, 오는 24일까지 개포자이 단지 내 유치원 관련 소송의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공사비 증액 문제로 입주가 가로막힌 단지도 있다.
서울 양천구 '신목동 파라곤'(신월4구역 재건축)은 공사비 분담 문제를 두고 시공사인 동양건설산업과 조합이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달 초 동양건설산업이 원자잿값 상승 등을 이유로 공사비 약 100억원 증액을 조합에 추가로 요구했으나 조합이 이를 거부하자 시공사가 유치권을 행사해 입주를 막은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이달 1일부터 입주가 시작돼야 했지만, 시공사 측이 아파트 입구를 컨테이너와 차량 등으로 가로막아 입주는 한 가구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한 예비 입주자는 "대출이 막혀 잔금을 치르지 못한 가구는 졸지에 신용불량자가 돼 거리에 나앉을 판"이라며 "전입신고도 할 수 없어 아이들 전학도 취소됐다"고 호소했다.
공사비 인상 문제로 갈등을 겪는 단지는 이곳만이 아니다.
대우건설[047040]은 입주 2개월을 앞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푸르지오 써밋' 조합에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고, 반영되지 않으면 입주가 제한될 수 있다고 공문을 보내놨다.
대우건설은 작년 말부터 조합에 관리처분계획·도급계약 변경을 통해 공사비 670억원 증액을 요구했으나, 조합 측이 협의에 성실히 응하지 않으면서 이와 같은 공문을 보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건설공사비 인상분 외에도 조합이 공사비 지급을 연체해 발생한 이자 등 금융비용 등도 포함된 문제"라며 "공사비 미수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입주를 진행하면 문제를 해결하기 더 어려워져 입주 제한 가능성을 공지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동부건설[005960]은 공사비 인상 문제로 서초구 방배동 신성빌라를 재건축하는 '방배센트레빌프리제' 공사를 올해 1월 초부터 한 달 가까이 중단했다 재개하기도 했다.
DL이앤씨[375500]와 서초동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2017년 시공사 선정 당시 책정한 공사비를 인상하는 문제를 두고 협의 중이다.
GS건설과 현대건설[000720]이 함께 시공하는 마포구 '마포자이힐스테이트'(공덕1구역)도 공사비 인상 문제를 두고 반년 넘게 착공하지 못하다가 최근에서야 공사비 인상에 합의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고급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설계변경 비용과 물가 상승, 원자잿값 상승 등을 고려하면 최근 공사 현장에서 벌어지는 공사비 인상 갈등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갈등의 정도만 다를 뿐 거의 모든 현장이 공사비 인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i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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