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네오나치 추종' 극우 연계정파 총선출마 봉쇄

입력 2023-05-03 11:39  

그리스, '네오나치 추종' 극우 연계정파 총선출마 봉쇄
대법원, 황금새벽당 후신에 '후보 낼 수 없다' 결정
"이민자 혐오가 동력…민주주의 적의 의회장악 방지"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그리스 사법부가 2일(현지시간) 나치를 추종하는 극우 정당과 연계된 정당의 이달 총선 출마를 금지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대법원은 이날 1980년대 네오나치 조직을 모태로 하는 '황금새벽당' 지도부였던 일리아스 카시디아리스(43)가 2020년 창당한 '헬레네스당'이 이달 21일 총선에 후보를 낼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리스 법조 소식통은 법원이 헬레네스당을 황금새벽당의 계승 단체로 보고 이 당을 총선에서 배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1993년 정당으로 정식 등록된 황금새벽당은 2012년 총선 당시 전국 득표율 7%로 300석 가운데 18석을 차지하는 등 정치 돌풍을 일으켰다.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고강도 긴축 재정이 시행되던 중 진행된 당시 총선에서 황금새벽당은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뺏고 있다며 외국인 혐오 정서를 자극해 표를 얻었다.
이후에도 외국인 노동자와 좌파 정치인, 노조 활동가, 동성애자 등 황금새벽당 이념과 맞지 않는 집단을 공격 대상으로 삼으면서 폭력적 성향을 드러냈다.
그러던 중 2013년 좌파 성향 음악인 파블로스 피사스가 황금새벽당원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를 계기로 당시 지도부 인사 여러 명이 범죄 조직 가담 등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7년 뒤인 2020년 그리스 사법부가 황금새벽당을 범죄 단체로 규정하면서 이 당은 사실상 정치권에서 사라지게 됐다.
이에 황금새벽당 전 대변인이었던 카시디아리스도 징역 13년형을 살게 됐으나 그는 투옥되기 몇 달 전인 2020년 6월 헬레네스당을 창당, 감옥에서 음성 메시지나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영향력을 과시해왔다.
카시디아리스는 최근 이번 달 선거에서 수도 아테네 중심부의 한 선거구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날 대법원 결정에 따라 이는 불가능하게 됐다.
그리스 선거에서 특정 정당 출마가 금지된 건 1974년 군부 독재 체제가 종식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AFP는 전했다.
카시디아리스 변호인은 이날 대법원 결정에 대해 50만 그리스인이 자신이 선택한 정당에 투표할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그리스 정부는 이번 판결이 '역사적 결정'이라면서 '민주주의의 적'이 의회를 차지하는 걸 막을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hanj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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