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 총으로" 핀란드 극우 부총리 과거 혐오발언 파문

입력 2023-07-12 16:22  

"이민자들 총으로" 핀란드 극우 부총리 과거 혐오발언 파문
제2당 부상 극우당 대표, 15년 전 SNS글로 우파연정 시작부터 논란
"정계 진출 전의 일…어리석었다" 사과하며 진화 나서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핀란드 우파 연립정부의 실세로 떠오른 극우정당 대표가 과거 소셜미디어(SNS) 글에서 이민자들을 향해 노골적인 혐오를 드러낸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리카 푸라 핀란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15년 전 같은 당 동료의 블로그 방명록에 올린 인종차별적 내용의 댓글이 최근 언론에 폭로됐다.
2008년 9월 25일 '리카'라는 사용자명으로 올린 문제의 댓글에서 푸라 부총리는 통근열차를 타고 다니는 이민자 청년들에 대해 불평하면서 "누가 나한테 총을 주면 열차에서 시체들이 나오게 될 텐데"라고 적었다.
그는 또 "튀르키예 원숭이들"이라고 언급하고, 스페인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는 동안 거리에서 "가짜 (루이)비통"을 파는 흑인들을 봤다며 인종 비하 발언도 했다.
푸라 부총리는 이민자 유입에 반대하는 극우 성향 정당인 '진정한 핀란드인'(True Finns. 이하 핀란드인당)의 대표다.
핀란드인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페테리 오르포 총리의 국민연합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해 지난달 공식 출범한 우파 연정에 참여했다.
연정 출범 3주 만에 핵심 인물인 푸라 부총리의 충격적인 과거 발언이 드러나며 논란이 불거지자 그는 11일 트위터에 사과문을 올리며 진화에 나섰다.
푸라 부총리는 사과문에서 "15년 전의 어리석은 글, 그리고 그로 인해 야기된 피해와 분노에 대해 사과한다.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고 실수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푸라 장관은 문제의 글이 정계 입문 여러 해 전에 올린 것으로 지금은 절대로 받아들이거나 쓰지 않을 내용이라면서 "나는 어떤 종류의 폭력이나 인종주의, 차별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핀란드인당의 활동 역시 극단주의나 인종주의 또는 차별에 기반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우리 당은 나라와 국민의 이익을 추구하며 우리 이민정책은 합법적이고 그릇된 점이 없다"고 덧붙였다.
사회민주당의 중도좌파 연정을 밀어내고 집권에 성공한 이번 우파 연정은 난민 수용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고 이민자에게 영주권자와 다른 사회보장 혜택을 제공하겠다며 차별을 예고하는 등 시작부터 강경한 이민 정책을 내놓고 있다.
새 우파 연정에서 과거의 차별적 언사로 논란이 된 인물은 푸라 부총리뿐만이 아니다.
같은 핀란드인당 소속 빌헬름 윤닐라 의원은 2019년 극우 행사에서 아돌프 히틀러를 언급한 사실이 알려져 지난달 경제장관을 맡자마자 물러났다.
역시 핀란드인당인 마리 란타넨 내무장관도 지난주 '핀란드인이 다른 인종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믿는다'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와 이를 부인하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
우파 연정은 잇단 악재를 진정시키려는 모습이다.
오르포 총리는 SNS를 통해 "인종차별에는 무관용으로 대응한다"고 밝히면서 각 부처 장관은 안팎의 인종차별에 맞서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연합당 소속인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도 새 연정에 "인종차별에 무관용 입장을 명확히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고 BBC는 전했다.
BBC는 그러나 간신히 집권한 우파 연정이 초기부터 인종차별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은 조만간 이뤄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핀란드 방문을 앞두고 썩 좋지 못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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