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中대사·美국방차관보 만남…미중 군사 소통도 재개되나

입력 2023-07-13 10:39  

주미 中대사·美국방차관보 만남…미중 군사 소통도 재개되나
대만 문제 등 거론돼…中 "관계 정상으로 돌려야" 美 "소통 열어두자"
전문가 "실제 진전까진 협상 필요"…中국방장관 제재 문제도 관건될 듯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미국 고위급 인사들의 연이은 중국 방문으로 미·중이 외교·경제 등 분야의 대화 채널 복원에 들어간 가운데,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와 주미 중국대사가 이례적으로 만나 지역 안보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12일(현지시간) "셰펑 중국대사가 '약속에 응해(잉웨·應約)' 일라이 래트너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를 만났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약속에 응해'란 표현은 상대측이 요청해서 통화나 회담이 이뤄졌을 때 쓴다.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셰 대사는 미중 양국 군의 관계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미국이 장애물을 제거하고 어긋남을 관리하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셰 대사는 이어 "'중미 3개 공동선언'의 원칙에 따라 대만 등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며 "(미국은) 중국과 마주 보고 양국과 양국 군의 관계를 점진적으로 정상 궤도로 돌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대사가 언급한 '중미 3개 공동선언'은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의 첫 방중 때 나온 상하이 코뮈니케, 1979년 미·중 수교 공동성명, 1982년 대만 관계법을 둘러싼 갈등을 매듭지으면서 나온 8·17 공동성명 등의 외교문서를 가리킨다. 중국은 여기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이 확인됐다고 본다.
중국대사관은 구체적인 설명을 생략한 채 이날 "양측이 공동으로 관심을 갖는 문제에 관해서도 견해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셰 대사가 '중국이 군사 분야 의사소통을 꺼린다'는 미국의 비판에 따라 미 국방부에서 흔치 않은 면담을 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두 사람이 군사 관계와 "다양한 국제·지역적 안보 문제"에 관해 약 90분 동안 논의했다며 "래트너 차관보가 미중 '군 대(對) 군' 소통 라인을 열어두고 싶다는 의지(commitment)를 강조했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 등 미 고위 관료들의 방중을 계기로 관계 안정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달 16일에는 존 케리 기후변화 특사가 중국을 찾을 예정이어서 외교·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글로벌 이슈에서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생겼다.
이날 셰 대사와 래트너 차관보의 만남은 미중 간 위기관리의 핵심 영역이지만 중국의 거부로 멈춰 있던 군사 분야 소통까지 다시 시작될 여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달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국방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마주치고도 회담을 하지 않았고, 회의 기간 양국은 대만해협 문제 등을 놓고 서로를 비판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쑨윈 중국프로그램 국장은 이날 중미 간 만남에 대해 "중국대사는 미국 고위 국방 당국자를 잘 만나지 않는데 꽤 이례적"이라면서 "중국이 최소한 미국의 우려에 응답은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실제 진전까지는 시간과 협상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중 군사 소통 재개의 관건 중 하나로 미국이 리상푸 부장에 부과한 제재 문제를 꼽는 시각도 있다. 제재 해결 전까지는 중국이 장관급 군사 소통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은 2018년 러시아로부터 수호이(Su)-35 전투기 10대와 S-400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불법 구매했다는 이유를 들어 리 부장(당시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중국은 올해 3월 이런 리 부장을 국방부 수장으로 임명했다.
쑨 국장은 "리상푸·오스틴 회담이 실무급 군사 소통 재개의 전제조건이라는 의견이 있다"며 "꼭 그럴 필요는 없지만, 그것이 절차상 이치에 맞기는 한다"고 했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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