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中 최대 황금연휴에도 소비 냉랭…술 판매 '반토막'

'경기둔화' 中 최대 황금연휴에도 소비 냉랭…술 판매 '반토막'
의류·스포츠용품도 판매 부진…"취업·소득 문제 등 소비 제한"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중국에서 최대 황금연휴가 다가왔지만 소비 시장에는 냉기가 돌고 있다고 현지 매체 제일재경이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중 최대 성수기인 중추절(9월 29일)과 국경절(10월 1일) 연휴를 앞두고 최고 선물로 꼽히는 술 판매가 예전 절반 수준에 그쳤다.
톈진의 주류 판매상인 왕웨이는 "예전에는 중추절과 국경절 연휴를 앞둔 한 달 동안 600만 위안(약 11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절반 수준인 300만 위안(약 5억5천만원)에 그쳤다"고 말했다.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춘 한 주류 업체의 관계자도 "황금연휴의 소비 욕구가 강하지 않다"며 "매출이 작년 동기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그나마 고급 브랜드 술들은 가격이 다소 하락했지만 판매량이 늘어 선방하고 있지만, 중저가 브랜드들의 판매량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 때문에 중소 주류 유통업체들이 쌓인 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역대급 취업난으로 인해 소비 주력군인 젊은 층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국경절 연휴 특수를 누렸던 의류와 배낭 등 스포츠용품 판매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재경은 "젊은 층의 소비 관념이 합리적으로 바뀌었다"며 "할인 이벤트를 해도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고, 최대한 돈을 아끼며 가성비와 실용성을 중시해 유행하는 브랜드의 신상품을 무작정 사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거시경제연구부 장리췬 연구원은 "올해 국경절 황금연휴 소비가 (코로나19를 겪은) 왕년과 비교해 활발해졌다"면서도 "소비가 여전히 취업과 소득의 영향으로 제한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황금연휴 기간에 일시적으로 소비가 촉진될 수 있겠지만, 소비를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당국의 소비 활성화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저장대 국제연합경영대학원 판허린 주임은 "국경절 황금연휴 소비는 하반기 중국 경제의 중요한 버팀목"이라며 "어려움을 겪는 일부 기업들이 운영을 지속할 수 있을지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 기간 항공기와 열차 이용객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18% 증가하는 등 문화·관광업계는 황금연휴 특수를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경절은 춘제(春節·중국의 설)와 더불어 중국 최대 황금연휴로, 올해는 중추절이 겹쳐 예년보다 하루 늘어난 8일을 쉰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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