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피의 보복' 임박설 속…"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딜레마"

입력 2023-10-11 17:07   수정 2023-10-11 19:03

[이·팔 전쟁] '피의 보복' 임박설 속…"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딜레마"
블룸버그 "지상전 불가피하지만 대규모 인명피해 수반…인질 안전 담보 못해"
포린폴리시 "지상 침공 시 전쟁 이후까지 감당하려면 막대한 자금 필요"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됐다.
지난 7일 하마스가 대대적인 기습 공격에 나서자 가혹한 보복에 들어갈 것이라며 "길고 힘든 전쟁"을 선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수십년만의 최대 규모인 30만명의 예비군을 소집하고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철수하라고 경고하는 등 지상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지상군 투입을 통한 가자지구 침공은 이스라엘에 불가피한 선택지로 보이지만 막대한 인명피해 등 여러 위험부담을 안게 되며 성공 여부도 확실치 않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포린폴리시 등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가자지구 공습에 한계가 있어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은 사실상 시간문제라고 봤다.
문제는 인구가 밀집돼있고 복잡한 지하 터널이 얽힌 가자지구 특성상 지상군을 투입해 시가전을 전개할 경우 작전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는 점이다. 양측의 인명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가자지구는 세종시보다 작은 365㎢ 면적에 200만명 이상이 살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스라엘에 대한 주민들의 적대감이 매우 강한 데다 일반시민과 전투원, 민간 주거지와 전투 시설을 구분하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국 국방부 장관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리언 파네타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짓밟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가자지구에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집집마다 전투를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큰 대가를 치러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국(NSA) 국장을 지낸 키스 알렉산더 예비역 중장 역시 "그들(이스라엘군)은 어느 시점에는 (가자지구로) 진입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제한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지만 점령하기에는 상당히 큰 지역이고 감당해야 할 사람도 많다"고 지적했다.
인명피해 등 희생을 감수하고 지상전을 수행했을 때 이스라엘이 얻게 될 이익도 확실치 않다. 당장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들의 안전도 담보할 수 없다.
하마스는 이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민간인 주택을 사전 경고 없이 공격할 때마다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1명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하며 '인간방해' 전술을 공언한 바 있다.
또한 이스라엘이 이번 분쟁의 출구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지 안팎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이웃 아랍국가들과 맺은 취약한 화해관계도 위태로워져 이번 분쟁이 더 광범위한 지역 전쟁으로 확산할 위험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포린폴리시 역시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궤멸시켜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을 종식하려 하지만 이는 지상군 투입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에서는 하마스에 보복해야 할뿐만 아니라 중대한 전략적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상군을 투입해야 하지만 이는 막대한 인명피해는 물론 전쟁 이후를 책임지기 위한 거액의 자금 지출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이스라엘은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포린폴리시는 분석했다.
포린폴리시는 "하마스의 영구적인 축소를 목표로 하는 어떤 지상 침입도 단순히 진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철수와 재점령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사회 여론이 이스라엘에 불리하게 흘러갈 공산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중앙정보국(CIA)에서 중동 전문 고위 정보관을 지낸 윌리엄 어셔는 "점령이 길어질수록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는 줄어들고 아랍 국가들에 대한 대중의 압박은 더 커질 것"이라며 "이는 정치적으로, 그리고 홍보 측면에서 재앙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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