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시가전, 이라크에서보다 더 피비린내 날 것"

입력 2023-11-01 19:23   수정 2023-11-01 19:51

"가자지구 시가전, 이라크에서보다 더 피비린내 날 것"
주민 대피 어렵고 민간·군사시설 혼재돼…민간인 피해 커질 듯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시가전을 개시한 가운데 이 시가전이 이전보다 훨씬 잔인한 전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지상전이 이라크 내전 당시 모술 전투와 비견되지만, 훨씬 민간인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모술 전투는 2016~2017년 미군·영국군의 지원을 받은 이라크군이 이슬람국가(IS)로부터 모술 시를 탈환하기 위해 벌인 것이다.
이 전투의 사상자 규모가 정확히 밝혀진 적은 없지만, 매장 기록 등을 근거로 9천~1만1천명의 민간인이 전투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모술 전투가 벌어졌던 2016년 10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모술을 빠져나간 민간인은 전쟁 전 인구의 절반 정도인 90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봉쇄에 이어 이집트와의 국경도 폐쇄되면서 가자지구 주민들은 대피할 곳이 없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통보했으나 여전히 3분의 1 정도가 북부에 남아있는 상태며 남부에도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시가전 전문가 에이머스 폭스는 "주민들은 실제로 떠날 수 없고 도심에서 전투가 벌어질 수도 있다"며 "가자 시가전은 지난 몇 년간 우리가 봐왔던 어떤 전투보다 그 대가가 클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당시 모술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최전선에서 10∼15분 떨어진 곳에 긴급 치료를 제공할 수 있었고 1시간 거리에 더 큰 야전 병원이 있었지만, 가자지구에는 병상이 3천500개밖에 없어 민간인들의 위험은 가중되고 있다.


가자지구는 모술과 달리 민간·군사 기반시설이 혼재돼 있다는 점도 민간인 피해를 키울 수 있다.
모술에서는 IS가 모술을 점령한 지 2년이 넘은 시점에 탈환 작전이 시작됐다.
그러나 하마스는 1987년 가자지구에서 설립됐고 그 뿌리는 1973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약 반세기 동안 가자지구의 사회 구조에 완전히 녹아 든 상태다.
전술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모술에서는 가장 격렬한 공습이 이뤄졌던 두 달간 폭탄 7천발이 투하됐으나 이스라엘은 이번 가자지구 공습 첫 엿새 간 무려 6천발을 퍼부었다.
게다가 당시 이라크군은 모술의 동포들에 대해 친밀감을 갖고 있었고 정치 지도자들도 민간인 보호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그런 감정을 느낄 리 만무하다.
전장 정보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모술에서는 IS를 싫어하는 주민들이 이라크군에 직접 휴민트(인적 정보망) 정보를 줬고, 이 정보를 기반으로 IS를 공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의 진격에 따라 주민들이 하마스에 이스라엘군 관련 휴민트 정보를 넘기면서 하마스가 정보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있다.
폭스는 "이스라엘군은 더 잘 계획되고 준비된 방어를 통해 체계적으로 싸워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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