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경제(자회사서 3.2조 당긴 한전, 채권 10조 추가발…)

입력 2024-01-01 13:34  

[고침] 경제(자회사서 3.2조 당긴 한전, 채권 10조 추가발…)

자회사서 3.2조 당긴 한전, 채권 10조 추가발행 여력 생겨
한수원 등 자회사들 중간배당 의결 완료…'빚 돌려막기' 막힐 위험은 일단 넘겨
현 한전채 발행잔액 80조, 올해 발행한도 90조원가량 전망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200조원이 넘는 부채로 심각한 재무 위기에 빠진 한국전력[015760]이 자회사들로부터 3조2천억원을 중간배당 받음으로써 '빚 돌려막기'마저 막힐 최악의 고비는 일단 넘기게 됐다.
1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22∼29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등 6개 발전 자회사들과 한전KDN이 각각 잇따라 이사회를 열고 모회사인 한전이 요구한 총 3조2천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안을 의결했다.
한수원이 가장 많은 약 1조5천600억원의 중간배당을 의결했다. 한국동서발전 등 5개 화력발전 자회사가 약 1조4천800억원을, 한전KDN이 약 1천600억원을 중간배당하기로 했다.
한전이 매년 각 발전 자회사로부터 연간 단위로 경영 실적에 따른 배당금을 받고 있지만, 이번처럼 중간배당을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한전은 당초 최대 4조원의 중간배당을 요구했다. 그러나 유례없는 대규모 중간배당에 자회사들이 난색을 표명하면서 최종 중간배당 규모는 3조2천억원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대부분 자회사는 배정받은 몫만큼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이 없어 2024년 상반기까지 각각 회사채를 계획보다 추가 발행하거나 금융권에서 차입하는 방식으로 모회사의 경영난 완화 지원 금액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의 전례 없는 대규모 중간배당 요구는 올해 한전채 신규 발행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이뤄졌다.
법에 따라 한전은 '자본금+적립금'의 5배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다. 시장 전망대로 2023년 연간 6조원대 영업손실이 나면 2024년 한전채 발행 한도는 현 발행 잔액 80조1천억원에도 못 미치는 74조5천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현 한전채 발행 잔액은 80조1천억원으로 한전은 올해 3월 결산 후 한전채를 새로 찍어내지 못하는 것을 물론, 초과한 5조원가량의 한전채도 즉각 상환해야 하는 긴박한 처지였다.
한전채를 새로 발행하지 못하면 만기가 도래한 빚을 갚고, 전기 구매와 송·변전 시설 유지 보수 등에 쓰일 운영 자금을 융통할 수 없는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아직 실제 배당금이 지급된 것은 아니지만 각 발전사가 중간배당 결의를 통해 회계상 한전의 자산이 증가한다. 실제 배당금 '입금'은 상반기 중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3조2천억원의 중간배당이 확정돼 2023년 한전 적자는 약 2조8천억원으로 줄 전망이다. '자본금+적립금'은 18조1천억원으로 올해 회사채 발행 한도는 약 90조원이 된다. 현재보다 약 10조원가량 더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돼 한전 경영에는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한전이 '빚 돌려막기'마저 막힐 위기에서는 겨우 벗어나게 됐지만 우리나라의 전력 인프라 투자와 운영을 책임지는 공기업인 한전의 기능 정상화를 위해서는 40조원대의 누적적자 해소 등 근본 해결책 마련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전기를 팔아 한전은 2021∼2022년 두 해에만 38조5천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봤다.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상 한전 부채는 2023년 말 205조8천억원을 기록하고 2027년 226조3천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한전이 부담할 이자만 24조원 수준이다.
하루에 나가는 이자만 130억원에 달한다. 한전이 연간 4조∼5조원의 이익을 내 봐야 모두 이자 지급을 하는 데 써버리고 200조원대 빚은 하나도 줄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자문하는 한 민간 전문가는 "자회사들의 중간배당을 통한 재무 개선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비유할 수 있는 조치로 빚이 빚을 부르는 상황에서 시간이 흘러갈수록 문제 해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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