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오너경영 '60년 만에 막 내려'…정상화 속도

입력 2024-01-04 10:50  

남양유업 오너경영 '60년 만에 막 내려'…정상화 속도
오늘 대법 선고…사모펀드 한앤컴퍼니로 경영권 넘어가
이미지 제고·실적·지배구조 개선 과제…고용승계 약속
각종 법정 분쟁·소수지분 공개매수 요구…정상화에 시간 걸릴 듯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지난 1964년 창립한 남양유업 오너 경영이 2세 경영을 넘기지 못한 채 60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4일 대법원판결에 따라 고(故)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장남인 홍원식 회장은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한앤코)에 경영권을 넘겨주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한앤코가 홍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한앤코는 곧바로 남양유업 인수 절차를 밟아 훼손된 지배구조와 이미지 개선, 경영 정상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경영권 분쟁은 마무리됐지만 홍 회장과 한앤코 간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법정 분쟁과 지분 정리 과정이 남아 남양유업의 정상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 우리 분유 먹이겠다고 창업했는데…홍 회장 일가, 60년 만에 경영권 넘겨
남양유업은 고(故)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가 아이들에게 우리 분유를 먹이겠다는 일념으로 1964년 남양 홍씨의 본관을 따 설립한 기업으로 우유업계에서 서울우유 다음으로 줄곧 2위를 지켰다. 국내 기술로 만든 남양분유를 선보인 데 이어 맛있는 우유 GT, 불가리스, 프렌치카페 등을 히트시켰다.
창업주의 장남인 홍 회장은 1990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03년 회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2010년 이후 각종 구설에 오르내리면서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에 물품을 강매하고 대리점주에게 폭언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되면서 결국 우유업계 2위 자리를 매일유업에 넘겨줬다. 이후에는 홍 회장의 경쟁업체 비방 댓글 지시 논란,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사건 등 오너가(家) 위험이 끊이지 않았다.
경영권 매각의 불씨가 된 홍 회장과 한앤코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21년 시작됐다.
남양유업이 2021년 4월 자사 제품 불가리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자 보건당국이 즉각 반박하고 나서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문제가 커지자 홍 회장은 2021년 5월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며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를 3천107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한앤코와 체결했다가 같은 해 9월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한앤코는 홍 회장 측이 계약 이행을 미룬다며 2021년 8월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2심 재판부는 모두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고 이날 대법원 판단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 한앤코 "남양유업 지배구조 개선 추진"…고용 승계할 듯
이로써 남양유업은 60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새 주인이 된 한앤코는 주로 기업의 지분 인수 후 성장시켜 투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되파는 '바이아웃' 형태의 전형적인 사모펀드이다. 앞서 2013년 웅진식품을 인수했다가 기업 가치를 높여 5년 만에 인수 가격의 두 배 넘는 가격에 매각했고 최근에도 SK해운 등 제조·해운·유통·호텔 분야 기업들을 인수해왔다.
한앤코는 앞으로 남양유업 경영정상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앤코는 지난 2021년 주식 매매계약 체결 당시 "남양유업에 집행임원제도를 적용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업무를 처리하는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로, 이사회의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 경영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고 알려졌다.
아울러 한앤코는 기존 남양유업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경영권 인수 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또 여러 논란으로 훼손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실적 개선도 시급하다. 남양유업의 연 매출은 지난 2020년 1조원 아래로 떨어졌고 2022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1∼3분기에 2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 남양유업 정상화 '산 넘어 산'…법정 분쟁·소수지분 공개매수 요구
이날 대법원판결로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일단락됐지만 홍 회장과 한앤코 간 손해배상소송 등 법적 분쟁은 여전히 남아있다.
주식양도 소송과 별개로 홍 회장은 한앤코를 상대로 회사 매각 계약이 무산된 책임을 지라며 31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으나 지난 2022년 1심에서 패했다.
한앤코도 2022년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500억원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홍 회장은 대유위니아그룹과도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홍 회장은 한앤코와 계약을 해지한 뒤 대유위니아그룹에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했다. 대유위니아그룹은 남양유업 인수를 위해 협약을 맺고 계약금으로 320억원을 줬지만, 이를 돌려받지 못하자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1심에서는 홍 회장이 승소했지만, 작년 2심에서는 대유위니아그룹의 일부 승소로 결론이 났다.
이에 더해 행동주의 펀드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남양유업 이사회에 홍 회장의 퇴직금과 보수 지급을 정지하라는 유지청구를 한 상태다.
차파트너스운용은 이날 "한앤코는 지배주주만이 아닌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한앤코에 소수주주 지분에 대해 지배주주 지분 양수도 가격과 같은 주당 82만원에 공개매수를 이행해달라고 요구했다.
차파트너스는 "주당 82만원에 공개매수는 경영권 변동 시 일반주주들에게도 지배주주와 같은 가격에 지분 매도 권리를 부여하자는 취지로, 많은 국가에서 의무공개매수제도가 이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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