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쿠바 수교] 쿠바, 反美·공산주의 견지해온 섬나라…경제난 극복 지상과제

입력 2024-02-15 01:09   수정 2024-02-15 01:31

[한·쿠바 수교] 쿠바, 反美·공산주의 견지해온 섬나라…경제난 극복 지상과제
美에겐 '손톱 밑 가시'…1962년 구소련 핵미사일 배치 추진돼 안보 위협 부상
카스트로 형제 60여년간 통치…사회주의권 붕괴 후 경제몰락·美제재로 더 심화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지금까지 '한국의 마지막 중남미 미수교국'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가 마침내 떼게 된 쿠바는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의 좌파 혁명지로 유명한 카리브해 섬나라다.
강력한 사회주의 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로, 국가원수(대통령)가 대체로 공산당 총서기를 겸한다.
현재 공산주의 이념을 표방하는 국가 중 유일하게 유럽·아시아가 아닌 미주·카리브해 지역에 있는 나라다.
국토 면적은 11만㎢로, 한국과 비슷하다. 카리브해에서 가장 큰 도서국이기도 하다.
북쪽 미국 플로리다와의 최단 거리는 해안선 기준 160㎞ 정도로 서울∼강릉 거리와 비슷하다.
특히 1959년 혁명 이후 반미(反美) 노선과 공산주의를 견지하고 있고 지난 1962년 10월 구소련이 쿠바에 핵탄도미사일을 배치하려는 시도를 둘러싸고 미국과 소련이 핵전쟁 발발 직전까지 갔을 정도로 한때 미국 안보의 주요한 위협지역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미국 입장에선 손톱 밑 가시와 같은 존재이다.
서쪽의 멕시코 캉쿤까지도 200㎞ 정도면 닿는다. 동쪽으로는 아이티, 남쪽으로는 자메이카가 있다.
인구는 지난해 기준 1천200만명을 밑돈다.
쿠바는 대부분의 중남미 지역을 스페인에서 식민 지배하던 시기에 당시 국제 무역의 주 교역품이었던 설탕의 최대 생산국으로 성장하면서, 관련 산업이 크게 번성했다.
중남미에 독립운동 바람이 불 때도 푸에르토리코(현 미국 자치령)와 함께 마지막까지 스페인 식민지로 남아 있다가, 1898년 스페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의 직·간접적 통제하에 들어갔다.
2차 세계 대전 이후까지 미국의 '설탕 창고'로 남아 있던 쿠바에 새로운 정치·사회적 기틀이 잡힌 건 1959년이다.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1928∼1967), 피델(1976∼2008)·라울 카스트로(92) 형제, 알베르트 바요(1892∼1967) 등을 중심으로 한 주민들이 당시 미국과 가까웠던 풀헨시오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리고 쿠바 혁명에 성공하면서 사회주의 국가를 탄생시키면서다. 한국과의 교류가 단절된 것도 이때다.
좌파 진영에서는 지금까지도 '혁명의 아이콘'이라고 불리는 체 게바라는 이후 볼리비아에서 무장 게릴라 활동을 벌이다 처형됐지만, 다른 혁명 주역들은 쿠바에서 공산주의 이념을 기반으로 한 '국가 개혁'에 나섰다.
혁명 이후 쿠바에서는 2021년 현 미겔 디아스카넬(63) 대통령이 공산당 총서기를 맡기 전까지 카스트로 형제가 62년간 통치권을 향유했다. 디아스카넬은 쿠바 혁명 후 '카스트로'라는 성을 가지지 않은 첫 국가 원수다.
카스트로 형제 중 특히 형인 피델은 50년 넘게 쿠바를 이끌며 강력한 반미 노선을 걸었다. 지금도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 등 반미 민족주의 성향을 보이는 좌파 지도자들에게 '영웅'으로 추앙받는다.
공기업의 독과점 형태 수입, 식료품 저가 배급제, 관료주의 등은 '포스트 카스트로' 시기인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쿠바의 사회 시스템이다.



경제적 관점에서 쿠바는 1989년 사회주의권 붕괴 시기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당시 교역량 80% 이상 차지하던 구소련 블록으로부터의 각종 지원이 끊기면서다.
특히 1992년 미국의 쿠바 민주화법과 1996년 쿠바 자유와 민주화를 위한 법(헬름스버튼 법) 발효 후 미국의 금수조처가 강화하면서 쿠바는 심각한 경제 위기에 직면했다.
외국인 투자 개방과 사적 이익 부분 허용 등 조금씩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했지만, 연료·식량난은 가중됐다.
1994년에 이어 2021년 쿠바에선 매우 이례적인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미국과 멕시코로의 이주 행렬도 이때부터 급속도로 불어났다.
2022년에는 20만명 이상이 육로를 통해, 1만명 가까이가 해로를 통해 미국·멕시코 국경 지대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앞서 5년간 집계된 누적 이민자 수보다 큰 규모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쿠바 경제 성장률은 팬데믹 기간이던 2020년 마이너스10.9%를 기록한 이후 2021년과 2022년 0∼1% 안팎에 머물고 있다.
반면, 물가 상승률은 2021년 424%까지 기록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2021년 기준 쿠바의 정부 배급이 최저 생계의 ¼ 수준에 머문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는 공식 부문에 대한 것으로, 쿠바에 활성화한 암시장(비공식 부문) 규모는 측정이 불가할 정도로 방대한 것으로 코트라는 추정했다.
우리나라의 대(對)쿠바 수출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와 쿠바 간 관계 개선 직후인 2017년 7천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속해 감소세에 있다.
수출품은 자동차와 건설 중장비 등이 주를 이룬다. 수입품은 사탕수수 원료, 담배류(시가), 커피 등이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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