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열연강판 저가공세에…철강업계 반덤핑 제소 '고심'

입력 2024-03-10 07:15  

中·日 열연강판 저가공세에…철강업계 반덤핑 제소 '고심'
작년 열연강판 수입 24.4%↑…국산보다 5∼10% 싼값에 공급
대형 제철사 "시장교란 행위" vs 제강사 "원가 상승해 수익성 악화"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이슬기 기자 = 국내 철강업계가 중국과 일본 등에서 싼값에 수입되는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검토하는 등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열연강판을 직접 생산하는 대형 철강사들은 '저가 수입 강판이 시장 질서를 교란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해외에서 열연강판을 들여와 다양한 철강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중견 제강사들은 원가 상승을 우려해 반덤핑 제소에 부정적인 반응이다.
10일 철강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국내 양대 고로(용광로) 운용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중국산, 일본산 등 수입 열연강판에 대한 덤핑 조사 신청을 검토 중이다.
중국 업체들이 자국의 건설경기 침체로 소화되지 못한 철강재를 저렴한 가격에 한국으로 밀어내고, 엔저를 등에 업고 가격을 낮춘 일본산 제품이 속속 수입되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국내 철강업계의 주장이다.
실제로 한국철강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열연강판은 전년보다 24.4% 증가한 422만2천t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일본산은 221만7천t, 중국산은 179만t으로, 각각 전년보다 수입량이 29.9%, 26.0% 늘었다.
일본산과 중국산이 전체 수입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2.5%, 42.4%로, 두 나라 제품 수입량이 전체의 94.9%에 달해서 절대적이다.



수입 물량 증가는 양국 제품의 저가 공세 영향이 크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수입산 열연강판은 국내산과 비교해 5∼10% 낮은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최근 국내산 열연강판(SS275 기준)은 1t당 87만∼88만5천원에 공급된 데 비해 수입 제품은 이보다 7% 안팎으로 저렴한 82만5천원 수준에 공급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중국과 일본의 저가 수입 물량으로 국내 철강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며 "정부에 반덤핑 제소를 심각하게 검토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덤핑 조사 신청을 위해서는 해당 제품 국내 생산량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자나 반덤핑 조사에 대해 찬반 의사를 밝힌 국내 생산자(무응답 제외) 중 50%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국내 열연강판 생산자 중에서는 포스코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80% 수준으로, 포스코 단독으로 조사 신청이 가능하다. 또 현대제철이 조사 신청을 하면서 포스코가 찬반 의사를 밝히지 않고 무응답 하는 경우도 요건을 갖추게 된다.
덤핑 조사 신청 시 해당 제품의 수입이 절대적(수입량)·상대적(국내시장 점유율)으로 증가해 국내 산업의 피해가 있고, 2% 이상의 덤핑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조건도 이미 통계로 확보된 상태다.
반덤핑 제소가 받아들여지면 정상 가격과 덤핑 가격의 차액 범위 내에서 수입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가 부과된다.
포스코는 최근까지 반덤핑 제소와 관련해 "가능한 수단의 하나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이런 조치가 중국·일본 시장을 자극하고 국내 제강사들의 불만을 야기하지 않을지 신중한 모습이다.



열연강판은 그 자체로도 사용되지만, 후공정을 통해 자동차용 강판, 강관재, 건축자재 등으로 만들어져 산업 전반에서 사용되는데, 이 때문에 동국제강, 세아제강, KG스틸 등 중견 제강사들은 포스코와 현대제철과 입장이 다르다.
제강사들은 열연강판 가격이 오르면 원가 비용이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며 반덤핑 제소에 부정적이다.
아울러 중견 제강사 사이에서는 작년 열연강판 수입 증가는 태풍 힌남노 피해로 포스코가 제품 생산을 줄였기 때문이며, 수입산과의 가격 격차는 덤핑 때문이 아닌 대형 철강사들의 가격 인상 때문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산업부 관계자는 "덤핑 조사 신청이 들어오면 신청인 자격과 덤핑 관련 증거에 대한 검토를 거쳐 2개월 안에 조사 개시 결정 여부를 정하게 된다"며 "원심 신청은 조사 개시 결정 전까지는 비공개가 원칙이어서 현재 철강업계의 제소 움직임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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