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의료붕괴' 직전…"상처 벌어진채 방치·거즈도 없어"

입력 2024-03-26 11:58  

가자지구 '의료붕괴' 직전…"상처 벌어진채 방치·거즈도 없어"
"일부 환자, 수술 받고도 처치 못 받아 사망…긴급 영양공급 필요"
이스라엘,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와 협력 중단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으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가 날로 심화하는 가운데 가자 내 병원에서는 수술용 거즈 등 기본적인 의료품도 없어 환자를 치료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은 가자지구 병원에서 큰 상처가 치료되지 않은 채 환자가 방치돼 있고 기본적 의료 물품이 만성적으로 부족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상황은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의료지원(MAP), 국제구조위원회(IRC), 팔레스타인 아동구호기금(PCRF) 등 구호단체 세 곳이 구성한 응급의료팀이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인근의 '유럽 병원'에서 최근 2주간 의료활동을 벌인 뒤 전했다.
외과의들로 구성된 응급의료팀은 이 병원에서 이스라엘의 제한 조치로 인해 수술용 거즈와 골절된 뼈를 고정하는 데 필요한 판과 나사 같은 기본적인 의료용품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감염돼 크게 벌어진 상처가 있는 환자들이 있고, 식량도 부족해 환자의 치료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긴급 영양 공급을 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응급의료팀 중 한 명인 마취과 전문의 콘스탄티나 릴라 카리디는 이 병원이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의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 병원의 기존 병상 수는 200개인데 현재 1천개까지로 늘어났다"며 "가자지구의 다른 곳에서 피란 온 사람들이 이 병원 복도와 내부에 텐트를 치고 대피하고 있다. 사람들이 이곳이 다른 곳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응급의료팀은 환자들의 혈관 또는 정형외과 수술 등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일부 환자들은 병원 내 감염 때문에 또는 수술 후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고 전했다.
IRC의 가자 책임자 아르빈드 다스는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이해의 수준을 넘어선다"며 "병원 인근에서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은 이미 긴박한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의료 체계를 붕괴 직전까지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의료진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폭격과 의료품 등 원조 물품 반입에 대한 엄격한 제한, 이 물품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인해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가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가자 전쟁의 지속 요인이 되고 있다며 이 단체와의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 다비드 멘서 대변인은 이날 "UNRWA는 문제의 일부이며 이제 우리는 그들과의 협력을 중단할 것이다"며 "왜냐하면 그들은 분쟁을 완화하기보다는 지속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 발언은 UNRWA가 전날 이스라엘이 구호 차량의 가자지구 북부 진입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뒤 나왔다.
미셸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스라엘이 이런 결정을 통보했다면서 "이는 인위적인 기근 와중에도 생명을 구하는 구호 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터무니 없는 조처"라고 비판했다.
UNRWA는 팔레스타인 난민을 지원하는 유엔 구호기구로 가자지구에서 학교와 의료시설, 기타 구호시설을 운영하고 인도적 구호품을 배분하는 업무를 수행해왔다.
앞서 이스라엘은 UNRWA 직원 12명이 지난해 10월 7일 발생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스라엘은 문제의 직원들이 단순한 사건 연루가 아니라 인질 납치 등의 범죄에 직접 가담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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