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고평가" 발언·한미 관세 불확실성에 지난주 코스피 상승세 꺾여
이번 주 美 셧다운 우려·긴 추석 연휴도 지수 경계심 자극 요인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지난주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 랠리에 대한 피로감에다 상승 동력이었던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옅어지면서 하락했다.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은 원/달러 환율에 상방 압력을 가하며 주가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긴 연휴를 앞둔 이번 주 코스피는 악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미국의 고용 지표에 경계심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59.19포인트(-1.72%) 내린 3,386.05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주 초반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며 지난 24일 장 중 3,497.95를 터치하며 3,500선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과 엔비디아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의구심에 상승세는 꺾였다.
파월 의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우리는 전반적인 금융 여건을 들여다보고 우리 자신도 우리의 정책이 금융 여건에 영향을 미치는지 자문한다"며 "많은 측면에서 현재 주가는 상당히 고평가로 보인다"고 말해 주가를 짓눌렀다.
여기에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자금을 지원해 오픈AI가 수익을 내고 그 돈으로 엔비디아 칩을 구입하는 게 일종의 내부 거래로 보인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했다.
이에 반도체 산업의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호실적에도 그간 주가 상승에 대한 차익실현 물량까지 나오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주 후반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깜짝 경제 성장'에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옅어진 점도 미국은 물론,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전기 대비 연율로 3.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성장률 확정치 -0.6%와 비교하면 기저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큰 폭으로 반등한 것이다.
여기에 한미 관세 협상의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점도 투자 심리를 억누르는 재료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금 3천500억 달러가 '선불'이라고 강조했고, 이에 더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대미 투자를 더 늘리라고 압박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환율은 지난 26일 오후 3시 30분 기준 달러당 1,412.4원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3천70억원 순매수했다.
순매수 상위권에는 삼성전자, 두산에너빌리티[034020], 삼성전기[009150],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등이, 순매도 상위권에는 SK하이닉스, NAVER[035420], 카카오[035720], LG CNS 등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는 1천250억원 순매수했고, 개인 투자자는 4천540억원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1.11%), 전기·전자(0.43%)는 올랐고, 증권(-6.93%), 오락·문화(-6.10%), 운송·창고(-5.74%) 등은 내렸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보다 27.92포인트(-3.23%) 내린 835.19로 거래를 마쳤다.

이번 주 코스피는 미국의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발표하는 고용 지표, 미국 정부가 발표할 9월 비농업 고용 지표 등의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기대가 약화하며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코스피의 단기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8월 개인소비지출(PCE) 지수 상승률이 전년 대비 및 전월 대비 모두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고용 지표에 시선이 더 쏠리고 있다.
PCE가 전망치와 비슷하게 나오면서 그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옅어지면서 하락했던 뉴욕 증시의 3대 주가 지수도 나흘 만에 반등했다.
김유미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고용 둔화가 지속된다면 다른 지표들이 비교적 양호하더라도 연내 금리 인하는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다음 달 1일 미국 연방 정부의 회계연도 시작을 앞두고 셧다운 우려도 미국은 물론 국내 증시에도 불확실성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현재 민주당은 의료 보조금 및 메디케이드(저소득층·장애인 대상 의료 서비스) 예산이 제외됐다며 재협상을 요구 중이며, 백악관은 연방 공무원 해고 대비 계획까지 마련하며 강경 대응 중"이라면서 "셧다운 우려는 결국 해소되겠으나 차익실현 매물 출회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도 "여야 간 이견이 큰 상황에서 셧다운이 현실화할 경우 공무원 급여 지연, 공무 집행 정지 등 미국 경기 불확실성을 자극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정치적 부담으로 현실화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코스피 상승을 제한하는 재료가 될 수 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과거 추석 연휴 직전 코스피, 코스닥의 5거래일 평균 수익률은 각각 -0.5%, -0.7%로 부진했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부담으로 연휴 전까지 증시 상승세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추석 연휴 이후 5거래일 동안 코스피, 코스닥은 평균 0.8%, 0.5%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9월 29일∼10월 3일) 국내외 주요 경제 지표 발표와 일정은 다음과 같다.
▲ 30일 미국 8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구인 공고 건수
▲ 30일 미국 9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 심리 지수
▲ 1일 한국 9월 수출
▲ 1일 미국 9월 ADP 민간 취업자 수
▲ 1일 미국 9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
▲ 2일 한국 9월 소비자 물가 지수
▲ 3일 미국 9월 비농업 취업자 수
▲ 3일 미국 9월 실업률
▲ 3일 미국 9월 ISM 서비스업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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