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구상 수용할까…하마스 군사조직 수장이 쥔 종전의 열쇠

트럼프 구상 수용할까…하마스 군사조직 수장이 쥔 종전의 열쇠
'강경파' 이즈 알딘 알하다드가 수용 여부 핵심인물…내부 분열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가자지구의 하마스 군사 조직 알카삼 여단을 이끄는 이즈 알딘 알하다드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30일(현지시간) 알하다드가 2년 가까이 이어진 가자전쟁을 끝낼 마지막 관문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는 사실상 두 개의 체제로 운영된다.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공식적으로는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집단지도체제이지만, 가자지구의 하마스 조직은 사실상 독립 기구에 가깝다.
카타르에 있는 하마스 정치 지도부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비교적 취약하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 평화 구상'을 환영하는 아랍 국가들이 하마스 정치 지도부를 설득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자지구의 하마스 군사 조직은 이스라엘에 대해 훨씬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가자전쟁의 원인이 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대규모 테러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한 것도 가자지구의 군사 조직이다.
알하다드는 지난 5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하마스의 수장 역할을 했던 무함마드 신와르를 제거한 뒤 조직을 이끌게 됐다.
알하다드도 신와르 못지않은 강경파로 분류된다.
알하다드는 현재 가자지구에 끌려간 이스라엘 인질들을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알하다드에 대해 세 차례 암살을 시도했지만, 두 아들과 손자를 제거했을 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가족을 잃은 그가 사실상 항복을 의미하는 무장 해제와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또한 가자지구 하마스의 전임 지도자들이 모두 이스라엘에 제거된 상황에서 본인만 살아남는 것을 불명예로 간주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알하다드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을 수락하더라도 가자지구 내 하마스 군사 조직이 이를 거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마스 내부의 지휘 체계가 이미 크게 무너진 상황이기 때문에 하급 조직원들이 상부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 조직원들이 인질 석방을 거부하거나, 내부 분열 이후 게릴라전을 이어 나가는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도 있다.


ko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