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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샌드위치' EU, 단일시장 강화·규제 간소화 등에 공감

입력 2026-02-13 05:54  

미중 '샌드위치' EU, 단일시장 강화·규제 간소화 등에 공감
벨기에 고성서 비공식 정상회의…경쟁력 강화 방안 모색
드라기, 신속한 의사 결정 위해 '강화된 협력' 활용 촉구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 수뇌부와 회원국 정상들이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동부 소도시 레이크호번의 알덴 비센 고성에서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고 유럽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모색했다.
세계 2강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압박이 거센 데다, 장장 4년 동안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전쟁을 수행하는 우크라이나의 최대 지원자 역할을 하면서 유럽은 경제 침체와 저성장 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날 회동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비롯해 EU 회원 27개국 정상이 참석해 어떻게 하면 유럽의 활력을 복구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활력을 잃은 유럽 경제에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는 진단에 동의하고, 단일시장 강화와 규제 간소화 등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는 데에 공감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EU는 신속하고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오늘 모든 참석자가 이를 만장일치로 강조했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회담 후 "우리는 동일한 긴박감을 공유하고 있다"며 "국제 경쟁 속에서 밀려나고 있는 유럽은 즉각 행동하고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나의 유럽, 하나의 시장"을 강조하면서, EU 단일시장을 강화하기 위해 오랫동안 지체됐던 '자본 시장 연합'을 적극 추진하고, 기업 합병 규정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략적 부문 공공조달에서 유럽산 제품에 대한 우선권을 허용하는 방안과 행정 규제 축소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내달 하순 열리는 차기 정상회의에서 이날 논의된 방안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상당수 정상은 유럽 산업계가 미국, 중국보다 2배 이상 높은 전력 가격에 신음하고 있다며 이 문제에 EU가 대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2024년 유럽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해 반향을 일으켰던 이탈리아 총리 출신의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역시 이탈리아 총리 출신인 엔리코 레타가 연사로 초청돼 유럽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연설했다.
드라기 전 총재는 몸집이 비대해진 EU가 어떤 사안에 대해 빠르게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27개국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아닌, 의지가 있는 소수 회원국 합의만으로도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강화된 협력'(enhanced cooperation)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식은 지난해 12월 친러시아 성향의 정상이 집권하고 있는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의 반대를 피하기 위해 이들의 참여 없이 우크라이나에 900억 유로 규모의 대출을 제공하기로 결정했을 떄 마지막으로 사용된 바 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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