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봄 파종을 앞둔 각국 농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비상이 걸렸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전 세계 비료 생산과 교역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약 20%를 담당할 뿐 아니라 비료 무역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운송망이다.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란, 오만 등 중동 국가들은 주요 비료 생산국이다.
이들 국가는 천연가스를 원료로 요소, 암모니아 같은 질소 비료 완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카타르는 세계 최대 단일 요소 공장을 운영하지만, 최근 이란의 LNG 시설 공격으로 가스 생산이 중단되면서 공장 가동이 멈췄다.
이와 함께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황을 원료로 하는 인산 비료의 생산도 줄어들 조짐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수출길이 막힌 역내 산유국들의 원유 정제 활동이 감소하면 황의 생산도 함께 줄어들기 때문이다.
요소와 인산 비료 40% 이상을 중동에서 수입하는 인도는 이미 국내 비료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황 수입의 5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중국이나 인도네시아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은 국내 비료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올해 비료 수출을 제한한 상태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계기로 중국은 비료 수출 통제를 더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공급 차질 우려는 비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국제 비료 선물 시장의 기준 가격인 미국 뉴올리언스 비료 가격은 이란 공습 이전 t당 516달러에서 최근 683달러로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계속되고 봄 파종 전에 비료 물량이 도착하지 않는다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서치업체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세스 골드스타인은 "질소 가격은 현재 수준에서 약 두 배, 인산 비료는 50% 상승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비료 가격 상승은 향후 곡물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봄 파종 전에 급등한 비료 가격 탓에 농가가 비료 사용량을 줄이거나 재배 작물 종류를 변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농무부에서 수석 경제학자로 재직했던 세스 마이어는 "농부들이 질소 비료를 많이 필요로 하는 옥수수 재배를 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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