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인도 3만명 순례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이슬람 최고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와 메디나에서 25일(현지시간) 정기 성지순례(하지)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매년 열리는 이슬람의 최대 종교행사지만 올해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휴전하는 동안 치러지게 됐다.
사우디 당국은 올해 해외에서 150만명 정도가 성지순례를 위해 메카에 도착했다며 작년보다 외국인 순례객 수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슬람 최고 성지가 공습 대상이 될 가능성은 아주 낮지만 사우디도 지난달 8일 휴전 이전까지는 이란의 공습 표적이 된 만큼 사우디 국방부는 만일을 대비해 메카 외곽에 첨단 대공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최고 경계태세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사우디 당국은 하지가 이슬람의 가장 성스러운 의식이라는 점을 고려해 이란 순례객에도 성지순례 비자를 발급했다. 이란 성지순례객에 할당된 비자는 8만6천700장이었으나 약 3만명만 메카에 도착했다.
메카 성지순례는 수시로 이뤄지는 '움라'와 이슬람력(曆·히즈라력)으로 12번째 달이자 마지막 달인 '두 알히자'의 8일부터 정기적으로 치러지는 '하지'로 나뉜다.
음력의 일종인 이슬람력이 일반적으로 쓰이는 태양력보다 1년에 약 열흘 정도 짧아 하지 시작일은 해마다 그만큼 앞당겨진다.
이슬람의 발상지이자 최대 종교적 성지인 메카 성지순례를 치르는 것은 무슬림이 행해야 할 성스러운 5가지 기둥(의무) 중 가장 중요하다. 신실한 무슬림이라면 움라 또는 하지를 일생에 한 번 경험하는 것이 종교적 숙원일 만큼 의미가 크다.
통상 닷새간 진행되는 성지순례는 메카 대사원(알마스지드 알하람) 중앙의 육면체의 구조물인 카바를 7바퀴 도는 것(타와프)으로 시작한다. 이날 메카 대사원 내 잠잠 우물에서 성수를 마신다. 메카에 온 예언자 아브라함의 아들 이스마일이 심한 갈증으로 울음을 터뜨리자 발아래에서 솟았다는 우물이다.
당시 아브라함의 여종이자 이스마일의 생모인 하갈은 물을 구하러 사파 언덕과 마르와 언덕 사이를 7번 오갔다고 하는 데 순례객은 메카 대사원에서 이를 그대로 본뜬 '왕복 의식'을 치른다.
이를 마치면 인근 미나계곡으로 옮겨 쿠란을 읽으며 하룻밤을 보낸 뒤 예언자 무함마드의 마지막 예배 장소였다는 아라파트 산까지 약 20㎞를 걸어 해 질 녘까지 기도한다.
이후 무즈달리파로 이동해 노숙하면서 자갈을 7개 줍는다. 이튿날 자마라트에서 악마를 상징하는 벽에 이 자갈을 던진 뒤 메카 대사원으로 돌아와 카바를 7바퀴 돌면 성지순례가 끝난다.
성지순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돌 던지기 의식을 치를 때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종종 인명 사고가 나기도 한다. 2015년 대규모 압사 참사도 이 부근에서 일어났다.
성지순례 사흘째부터 이슬람 국가는 사흘 안팎의 '이드 알아드하'(희생제)라는 명절을 보낸다.
성지순례 종료를 축하하고 양이나 낙타를 잡아 이웃과 나누거나 불우이웃을 돕는 자선(자카트)을 베푼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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