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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추악한 과거'…'강제불임 시술후 사망' 피해 배상

입력 2026-03-07 03:19  

페루의 '추악한 과거'…'강제불임 시술후 사망' 피해 배상
후지모리 전 정부 시절 '산아제한 명목' 피해자 양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 이재림 특파원 = 중남미 주요국 사법부에 적잖은 영향력을 미치는 미주인권재판소(Inter-American Court of Human Rights)가 1990년대 페루에서 자행된 강제 불임 수술 시행 정책의 위법성을 인정하며 국가 차원의 공식 배상을 명령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미주인권재판소 홈페이지에 게시된 관련 판시 내용을 보면 재판부는 1997년 강제 불임 수술 직후 합병증으로 사망한 셀리아 에디트 라모스 두란드 여사 사건과 관련해 고인의 딸들(3명), 남편, 어머니에게 국가가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소는, 숨질 당시 34세에 불과했던 라모스 두란드 여사가 국가에서 시행한 인권 침해적 정책으로 "생전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체에 대한 자기 결정권의 완전한 침해, 조직적·차별적 가혹 행위, 사법 정의 부재 등을 지적했다.
AP통신은 라모스 두란드 여사가 수술 중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으나, 30분 정도 지나서야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그로부터 19일 후인 1997년 7월 22일 그는 사망했다.
당시 페루 당국은 부검하지 않았으며 유족에게 사인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배상금 규모는 34만 달러(5억원 상당)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알베르토 후지모리(1938∼2024) 정권 당시 벌어졌다.
후지모리 정권은 빈곤퇴치와 인구 증가 억제를 명목으로 '국가 가족계획'(1996∼2000)이라는 미명 하에 산아 제한 정책을 폈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각 보건 시설에 불임 수술 할당량을 배정했고, 의료진은 실적을 채우기 위해 식량 지원을 미끼로 삼거나 물리적 강압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인권단체 등에서 추산한 피해자 규모는 여성 30만명과 남성 2만명 가량이다.
특히 피해자 중 상당수는 문맹이거나 스페인어에 서투른 안데스 산간 지역 원주민으로 드러나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이를 포함해 1990∼2000년 집권 당시의 각종 반인륜적 범죄로 실형을 받았던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은 수감 생활 중 건강 악화와 고령 등을 이유로 출소한 뒤 2024년 9월 수도 리마의 사저에서 눈을 감았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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