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GC, 사과 언급 뒤에도 걸프국 공격 이어가
보수 의원들 "굴욕적…최고지도자 선출 서둘러야"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걸프 국가들에 사과하며 갈등 완화를 시도했으나 내부 강경파의 반발만 불러일으켰고, 결과적으로 최고지도자 선출을 촉진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국영TV 연설에서 "임시 지도자위원회가 이웃 국가들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는 한 이들 국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안을 승인했다"며 "이란에 공격받은 이웃 국가들에 개인적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영국 BBC 방송은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이 깜짝 발표는 이란 정부가 이 전쟁을 더 넓은 지역적 대립으로 확대하고 싶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 메시지는 암묵적으로 정치적 현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이란이 미군 기지를 받아들인 중동 이웃 국가들을 공개적으로 표적으로 삼을 경우 역내에서 고립을 더 자초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비록 '개인적'이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언급은 국내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내부 분열 양상을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발표 뒤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을 잇달아 공격했다.
IRGC는 성명에서 이들 국가를 겨냥한 공격이 아닌 미군 기지를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BBC 방송은 이와 관련해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포함된 3인의 임시 지도자위원회 구조가 이론상으론 단일 최고 권력 체제보다 그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부여하지만, 실제로는 IRGC 같은 강력한 군사·안보 기관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이란 대통령이 이 지도자위원회 일원이긴 하지만 대통령에겐 군통수권이 없다.

이란 강경파도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이웃 국가들에 사과한 것을 맹비난하며 차기 지도자 선출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하미드 라사에 이란 국회의원은 "페제시키안의 약하고 비전문적이며 공개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메시지는 전문가회의 의장단과 위원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차기 최고지도자를 선출해 이 임시 지도부의 활동을 종결시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모하마드 마난 라이시 의원도 이 발언이 "굴욕적"이라며 새 지도자를 신속히 선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 위원회 위원장인 에브라힘 아지지도 분쟁 중엔 중동 지역의 모든 미국·이스라엘 기지가 '합법적이고 정당한' 표적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반발을 의식한 듯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8일 국영TV를 통해 "우리는 형제 같은 관계인 이웃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면서도 "적이 한 국가의 영토를 이용해 우리 영토에 대한 공격을 시도한다면 우리는 보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어조를 다소 강경하게 틀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에 "우리 이웃의 영공, 영토, 영해가 이란 국민을 공격하는 데 이용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중동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개방성이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거의 즉시 사라졌다"며 "그(트럼프)는 우리의 역량, 결단, 의도를 오역했다"고 지적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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