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의원 반대에 워시 인준 불투명…파월 임기종료 한달 앞두고 시간 촉박
파월, 의장직 끝나도 연준 머물 가능성…트럼프는 해임 위협 지속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신임 의장 인준 지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롬 파월 의장 해임 위협이 맞물려 초유의 리더십 공백 위기에 놓였다.
15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5월 15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 후보자의 상원 인준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연준 의장 후보자 인준은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를 통과한 뒤 상원 전체 회의 표결을 거쳐서 이뤄진다. 워시 후보자의 인준을 위한 은행위 청문회는 오는 21일 열린다.
당초 여당인 공화당은 워시 후보자 지명을 환영했으나, 파월 의장의 연준 청사 개보수 처리를 둘러싼 연방 검찰 조사 여파로 순조로운 인준에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하 요구를 거부한 파월 의장을 해임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을 문제 삼아 그를 겨냥한 수사를 밀어붙여 왔다.
그런데 은행위 소속 공화당 톰 틸리스 의원이 파월 의장 수사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워시 후보자의 인준을 거부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인준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틸리스 의원이 반대하면 인준안은 공화당 13명, 민주당 11명으로 구성된 은행위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또 파월 의장 임기 종료일 이후에도 워시 후보자의 거취가 장기간 불확실한 상태에 놓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틸리스 의원의 입장을 "곧 은퇴할 의원의 공허한 위협"이라고 일축하면서도 워시 후보자의 의장 인준이 늦어질 가능성을 인정했다.

또 검찰 조사 변수가 없더라도 오는 21일 워시 후보자 인준 청문회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될 것으로 WSJ은 예상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경제가 요동치는 만큼 연준의 독립성과 금리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 공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청문회날인 4월 21일부터 파월 의장 임기 종료일인 5월 15일까지 남은 기간은 단 24일이다.
즉 워시 후보자 인준 절차를 24일 안에 모두 끝내야 하는데, 이 기간 상원 회기가 열리는 날은 13일뿐이어서 시간이 촉박하다.
하지만 이 와중에 인준을 가로막는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전날 파월 의장을 수사하는 연방검찰이 워싱턴DC 연준 본부를 예고 없이 찾아 현장을 둘러보겠다고 했다가 출입을 거부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워시 후보자 인준을 위해 검찰 조사를 끝낼 뜻이 없느냐는 질문에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에 대한 불만만 되풀이하며 수사 지속 의지를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파월 의장이 의장직 임기가 끝난 뒤에도 연준 이사직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해임하겠다고 거듭 위협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의장직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15일 이후에도 어떤 형태로든 연준에 머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파월 의장은 상원이 5월 15일까지 후임 의장을 인준하지 않으면 임시 의장으로서 직무를 계속 수행하겠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연준의 존립 근거인 연방준비법은 연준 이사회 구성원이 임기 만료 뒤에도 후임자가 임명돼 자격을 갖출 때까지 계속 재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오랫동안 의장직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됐다.
연준 의장은 보통 의장직 임기 종료와 함께 연준을 떠나지만, 파월 의장은 연준 아사 임기를 2028년 1월까지 남겨놓고 있다.
NYT는 "파월이 이사로 남으면 (연준에 대한) 트럼프의 영향력을 약화하겠지만, 대이란 전쟁이 계속되는 복잡한 경제 상황을 물려받을 워시 후보자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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