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장벽에 총기범죄까지…美 떠나 고국 돌아가는 中엘리트들

입력 2026-04-19 19:44  

이민장벽에 총기범죄까지…美 떠나 고국 돌아가는 中엘리트들
경제개선·자금지원도 영향…"경기침체 속 시진핑에 유리한 변화"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수십년간 중국인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던 미국의 매력이 사라지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와 빈번한 총기 범죄, 높은 생활비 등으로 한때 미국행을 택했던 중국 인재들이 이제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변화의 바람은 2020년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던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중국 출신 과학자들을 간첩 혐의 등으로 무더기 기소했다.
대부분의 혐의는 기각됐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시도는 중국 엘리트층에 위협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
아시아계 미국학자포럼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교육받은 중국인 과학자 중 1천400명 이상이 2021년 미국을 떠나 중국으로 돌아갔다.
전년 대비 22%나 증가한 수치다.
이런 추세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9월 베이징 칭화대학교는 인텔의 주요 칩 설계자인 수페이와 하버드대 출신 저명한 통계학자 류쥔을 영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와 중국 이민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해안 도시의 주거 문제, 높은 범죄율과 물가 등이 중국행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몇 년간 미국 도시의 범죄율은 전반적으로 감소하기는 했지만 35개 도시 기준 연평균 살인율은 10만명당 10.4명(2025년)으로 중국의 공식 통계 수치인 0.44명(2024년)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경제발전으로 중국 내 삶의 질이 높아졌고, 중국이 막대한 자금 지원 등을 앞세워 인재들을 고국으로 불러들이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중국 현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미국계 기업 임원은 특히 기술 분야에서는 인재들을 본국으로 유인할 만큼 경쟁력 있는 급여를 제공하는 일자리들이 많다고 전했다.
WSJ은 이런 변화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등으로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를 4.5∼5%로 제시했는데 이는 3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기 부진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최대 경쟁국인 미국이 제시하는 대안이 전혀 매력적이지 않게 된 셈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 당국의 선전 방식도 보다 정교하고 세련돼졌다.
과거에는 단순히 미국이 위험한 곳이라고 과장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SNS 영상 등을 활용해 은근하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위챗의 한 국영 매체 연계 계정에는 2024년 크리스마스이브에 발생한 총격 사건 영상이 올라왔는데, 여기에는 한 남성이 노크 소리에 총을 든 채 문을 열자 경찰이 그를 향해 발포하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한 미국계 기업의 중국 지사 임원은 억압적이기는 하지만 안전한 환경에서 자란 중국 어린이들에게는 미국의 이런 상황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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