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기반서 '자기 학습'으로…판을 바꾼 딥러닝
생성형 넘어 에이전틱 AI까지…통제 논쟁 본격화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바둑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을 꺾은 지 올해로 10년이 흘렀다.
2016년 3월, 4승 1패라는 결과보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AI가 인간의 코딩 없이 스스로 패턴을 찾아내는 '딥러닝'의 실증이었다.
바둑판 위에서 시작된 이 기술적 충격은 지난 10년간 생성형 AI를 거쳐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로 진화하며 모든 산업의 구조를 뜯어고치고 있다.
◇ 계산기에서 '학습 주체'로…37수가 남긴 것
알파고 이전의 AI는 철저한 연산 기계였다.
인간이 입력한 경우의 수 안에서 최적의 해법을 찾는 데 머물렀다. 그러나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다는 바둑의 경우의 수 앞에서는 이 방식이 통하지 않았다.
알파고는 스스로 기보를 학습하는 강화학습으로 한계를 깼다. 특히 제2국에서 알파고가 보여준 '37수'는 단순 연산을 넘어 기계가 인간의 '직관'을 모방할 수 있음을 증명한 상징적 사건이었다.

설계자의 의도를 벗어나 독자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알고리즘의 '블랙박스'가 열린 순간이기도 하다.
알파고의 강화학습 알고리즘은 텍스트와 이미지, 코드를 다루는 대형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로 진화했다.
챗GPT 등장 이후 AI는 실험실을 벗어나 실물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같은 AI의 진화로 우리의 업무 구조는 이미 재편 중이다.
초기 코딩이나 단순 고객 응대는 AI가 전담하고, 인간은 결과물 검수와 전략적 의사결정에 집중하는 형태로 생산성 패러다임이 이동했다. 단순 대체가 아닌 일터의 '역할 재설계'가 현실화한 것이다.
◇ "지시 없이 움직인다"…에이전틱 AI의 등장
현재 글로벌 빅테크의 시선은 챗봇 형태의 생성형 AI를 넘어 '에이전틱 AI'를 향해 있다.
명령어를 입력해야만 답을 내놓는 수동적 형태를 벗어나, 최종 목표만 주어지면 AI가 스스로 세부 계획을 짜고 외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호출해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스스로 해킹 취약점을 찾아내 모의 침투를 수행하거나,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를 자율적으로 실행하는 단계까지 기술 실증이 끝났다.

AI가 조력자를 넘어 독립적인 '행위자'로 격상된 셈이다.
문제는 AI의 자율성이 커질수록 딥러닝 특유의 불투명성, 즉 '어떻게 이 결론에 도달했는지'를 알 수 없는 한계가 치명적인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스스로 외부 도구를 제어하는 에이전틱 AI 시대에는 개인정보 대량 유출, 권한 오남용, 사이버 보안 시스템 마비 등 파급력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이미 인간의 예측 범위를 넘어섰다.
지난 10년이 AI의 '능력'을 증명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인간의 개입 없이 작동하는 AI를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제어하고 추적할 수 있을 것인지에 인류의 운명이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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