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선 선임기자 = 지난달 영국에서 '비흡연 세대'를 육성하는 법안이 통과돼 눈길을 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담배를 구입할 수 없게 해서 궁극적으로는 평생 금연하게 하는 법안이다. 법의 테두리에서 특정 세대의 담배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강력한 정책의 시행 과정도 궁금해지지만, 흡연율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도 관심이 간다.

영국 의회는 2009년 이후 출생자에 대한 담배 판매를 금지해 '비흡연 세대'를 만드는 담배 및 전자담배 법안을 지난달 통과시켰다. 이를 어기는 판매자나 대리 구매자 등에겐 벌금이 부과된다. 영국에서 담배를 살 수 있는 최저 연령은 18세다. 예정대로 내년부터 정책이 시행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비흡연 세대가 늘어나게 된다.
비흡연 세대법은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에서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시행됐다. 이에 앞서 뉴질랜드 의회에서 2009년 이후 출생자에게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2022년 통과됐지만, 다음 해 정권이 교체되면서 시행 이전에 폐기됐다. 당시 이는 감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선 2년 전 법안이 발의됐다. 이러한 과정을 보면 제도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영국의 법안에 대해 현지의 한 금연운동 단체는 "공중 보건을 위한 결정적인 전환점"이라고 의미를 뒀다. 영국에선 그동안 적극적이고 단계적인 금연 정책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2007년 공공장소 금연법이 시행되면서 술집과 음식점, 사무실, 대중교통 등에서 흡연이 적발되면 벌금을 내게 했다. 같은 해 담배를 살 수 있는 법정 최저 연령은 16세에서 18세로 상향됐다. 2012년에는 슈퍼마켓과 대형상점의 담배 진열을 금지한 법안이 시행됐다.
음식점과 사무실 등에서 흡연하던 모습은 국내에서도 이미 과거가 됐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그동안 규제의 사각지대로 불렸다. 지난달 액상형 전자담배도 법적으로 담배에 포함하는 내용의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이에 따른 소매점 규제와 단속은 2개월 유예된 상태다.
영국의 비흡연 세대법은 현재의 청소년 세대에게 담배와 관련해 개인의 선택에 여지를 두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주도적으로 생애 주기에 걸쳐서 금연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매년 5월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기도 하다. 비흡연 세대가 어떻게 육성될지 그리고 적극적이고 강력한 금연 정책이 또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을지 눈여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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