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에볼라가 연일 확산하는 가운데, 방역 당국이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불신과 이해 부족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모하메드 야쿱 자나비 세계보건기구(WHO) 아프리카 지역 국장은 전날 민주콩고 이투리주 르왐파라 주민들이 에볼라 희생자의 시신 인도를 요구하며 치료소 텐트에 불을 지른 사건과 관련해 지역사회 신뢰 구축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자나비 국장은 "우리는 두 전선에서 싸우고 있다"며 "바이러스 자체뿐 아니라 지역사회 내 허위 정보와도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주민 교육에 훨씬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현장에는 허위정보가 너무 많고, 그것 자체가 또 하나의 전염병"이라고 덧붙였다.
에볼라 전문가인 장 자크 무옘베 민주콩고 국립생의학연구소(INRB) 소장은 신화통신에 "외부인에 대한 불신이 대응을 약화할 수 있다"며 "주민들은 자기 지역 사람이 지시와 조치를 설명하면 믿지만, 수도 킨샤사에서 온 사람이 말하면 의심한다"며 방역 당국과 주민 간 신뢰 구축을 강조했다.

전날 르왐파라에서는 에볼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 축구선수의 유족과 친구들이 장례를 위한 즉각적인 시신 인도를 요구하며 방역 당국과 대치하다 에볼라 치료소 내 환자 격리와 치료를 위해 마련된 텐트에 불을 질렀다.
이 때문에 8개 병상이 있는 텐트 2동이 불에 탔으며 일부 환자들이 시설에서 탈출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고 신화 통신이 현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의료진 가운데에는 돌아 맞아 다친 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경고사격까지 한 뒤에야 대치는 해소됐지만, 유족 등은 사망자가 에볼라가 아니라 장티푸스에 걸린 것이라고 주장하며 시신 인도를 거부하는 당국에 불만을 나타냈다.
현재 이투리주는 공식적으로 장례식 전야 모임과 비의료 차량을 이용한 시신 운송을 금지했다.
장례는 전문 대응팀만 진행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공공장소 집회를 최대 50명으로 제한하고 지역 축구 리그를 중단시켰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감염자의 혈액이나 구토물 등 체액을 통해 전파되는데 장례식에서 시신이나 그의 옷 등을 만지며 애도하는 관습이 있는 이 지역에서 전통적인 장례식은 주요한 에볼라 확산 경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지난달 이투리주 주도 부니아에서 숨진 환자가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고향인 몽그왈루로 시신을 옮겨와 장례를 치르면서 조문객들이 시신을 만진 것도 초기 에볼라 확산 이유로 보고 있다.
수도 킨샤사와 약 1천㎞ 떨어진 이투리주의 시골 마을들은 그동안 중앙정부로부터 보건 등 분야에서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다는 점도 엄격한 방역 조치에 반감을 키우는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민주콩고에서는 2018~2020년 동부에서 에볼라 창궐로 약 2천300명이 사망했을 때도 주민들과 무장단체가 방역 조치에 반발해 수백 차례 보건시설을 공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기구와 여러 국가는 민주콩고에 긴급 대응 자금을 지원하며 방역을 지원하고 나섰다.
톰 플레처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유엔이 약 6천만 달러(910억원) 규모의 긴급기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아프리카CDC)도 현장 대응 인력과 지역사회 지원을 위해 이투리주 주도 부니아에 8명 규모의 전문팀과 100만 달러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에볼라 대응 지원을 위해 250만 달러를 기부했다.
국제적십자사·적신월사연맹(IFRC)은 자원봉자자들이 몽그왈루 등 에볼라 발병 중심 지역에서 허위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가정 방문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브리엘라 아레나스 IFRC 아프리카 지역 조정관은 일부 주민은 여전히 에볼라가 조작된 것이라는 허위정보를 믿고 있다며 "에볼라 발병은 지역사회 안에서 시작되고 끝난다. 지역사회 참여가 대응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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