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는 GDP 3.5%" 또 요구한 美…日 3대안보문서 개정 '촉각'

입력 2026-05-31 10:26  

"방위비는 GDP 3.5%" 또 요구한 美…日 3대안보문서 개정 '촉각'
日 "주체적 판단" 되풀이…자민당, 방위비 증액 필요성 강조·재원 관건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미국이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동맹국들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증액할 것을 재차 요구하면서, 방위비 증액·방위력 확충을 골자로 한 일본의 3대 안보 문서 개정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본은 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 정비계획 등 3대 안보 문서를 연내 개정하는 것을 목표로 당정 간 조율에 나선 상황으로, 자민당은 최근 정부 제안에 방위비 증액 목표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아 당내 논의를 시작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30일(현지시간) 아시아안보회의 연설에서 동맹국과 파트너국들에 국방비를 GDP 3.5%까지 늘리기를 재차 요구하며, GDP 3.5%로 국방비 증액을 약속한 한국을 향해 "한국이 보여준 실용주의와 지도력에 박수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국방비 부담 분담에 응하지 않는 동맹국·파트너국과는 관계 재검토까지 언급하면서 "회의는 필요 없다. 더 많은 함선과 잠수함을"이라며 노골적으로 군비 증강을 촉구하는 장면도 있었다고 31일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요미우리는 미국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중국의 군비 증강 등 위기감이 높아지는 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에 대응하는 목적이지만, 일본을 포함한 각국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전날 헤그세스 장관과 개별 회담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회담 내용에 대한 기자단 설명에서 미국 측으로부터 방위비에 대한 언급은 있었지만, 특정 금액이나 결론을 염두에 둔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이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일본의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지는 않았지만, 방위비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 테이블에 올랐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에 대한 질문에 "일본 정부가 주체적으로 판단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도 요미우리에 "미국이 요구하기 때문에 (방위비를) 증액하는 것은 없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신문은 동아시아에 배치된 미군 병력을 중동에 집중하며 '힘의 공백'을 초래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매각을 중국과의 '교섭 재료'로 보는 생각까지 드러내면서 방위력 증강에 대한 각국의 필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해설했다.
다만, 헤그세스 장관은 아시아안보회의에서 고이즈미 방위상이 "미국의 관여는 흔들림이 없다고 느끼고 있다는 나의 이해가 올바른가"라고 묻자 "미국의 방위 전략 기둥 중 하나가 인도·태평양에서의 중국 억지이며 이 지역에서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일본 정부의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방위비 관련 예산은 총 10조6천억엔(약 98조원) 규모로 2022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1.9% 수준이다.
일본의 방위비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25회계연도에는 추경예산을 활용해 GDP 대비 방위비 2%라는 목표를 2년 앞당겨 조기 달성했다.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통해 방위비를 높이려는 일본 자민당은 이달 안보조사회의를 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한국·호주 등 국가의 방위비 책정을 근거로 증액 규모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일본이 방위비를 증액하려면 중국 등 주변국과 자국 내 비판 여론을 누그러트리는 것 외에도 재원을 마련하는 문제가 과제로 꼽힌다.
자민당은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 여부를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납세자인 국민에게 정중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증세에도 여지를 열어놓고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c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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