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줄었다는데…1년간 5대 은행 계좌 지급정지 15만건

입력 2026-06-03 05:55  

보이스피싱 줄었다는데…1년간 5대 은행 계좌 지급정지 15만건
투자 사기 등 신종 피싱에 지급정지 1년새 두 배로 늘어
실시간 계좌 막는 임시조치는 줄어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1년간 5대 은행에서 범죄에 연루된 계좌를 지급정지한 사례가 15만건에 육박했다.
정부의 대응 강화로 보이스피싱 피해는 줄고 있지만 투자 사기를 비롯한 신종 금융 범죄가 끊이지 않아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5월부터 지난 달 말까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금융사기 피해 접수에 따른 계좌 지급정지는 총 14만9천176건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집계한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줄고 있지만, 금융사기 범죄 연루돼 시중은행에서 계좌가 지급정지되는 경우는 한 달에 1만건 넘는 꼴로 발생하는 것이다.
지난 달 정부 발표에 따르면 작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7개월 간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총 9천353건으로, 전년 동기 1만4천461건에 비해 35.5% 줄었다.
은행들의 사기 범죄 연루 계좌 지급정지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달 말까지 5개월 간 지급정지 건수는 총 7만2천여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3만2천683건)의 두 배가 넘었다.
이는 보이스피싱 외에 투자 사기 등 신종 금융 사기 피해도 은행에 함께 접수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외에 투자 사기 등도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적용 대상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A 은행 관계자는 "최근 증시 활황으로 투자 리딩방 등 투자 사기 관련 피해 접수가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월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피싱 범죄 관련이상거래탐지│
│ (FDS) 임시조치 및 계좌 지급정지 건수 합산※ 자료: 5대 은행 취합. │
├────────────┬────────────┬───────────┤
│ 구분 │임시조치│ 지급정지 │
├──────┬─────┼────────────┼───────────┤
│2025년 │1월 │11,614 │5,598 │
├──────┼─────┼────────────┼───────────┤
││2월 │11,975 │5,244 │
├──────┼─────┼────────────┼───────────┤
││3월 │11,870 │7,218 │
├──────┼─────┼────────────┼───────────┤
││4월 │11,657 │7,846 │
├──────┼─────┼────────────┼───────────┤
││5월 │11,493 │6,777 │
├──────┼─────┼────────────┼───────────┤
││6월 │11,688 │6,857 │
├──────┼─────┼────────────┼───────────┤
││7월 │12,930 │8,372 │
├──────┼─────┼────────────┼───────────┤
││8월 │11,299 │8,375 │
├──────┼─────┼────────────┼───────────┤
││9월 │12,736 │11,086│
├──────┼─────┼────────────┼───────────┤
││10월 │11,100 │10,706│
├──────┼─────┼────────────┼───────────┤
││11월 │10,901 │12,128│
├──────┼─────┼────────────┼───────────┤
││12월 │12,293 │12,747│
├──────┴─────┼────────────┼───────────┤
│ 합계 │141.556 │102,954 │
├──────┬─────┼────────────┼───────────┤
│2026년 │1월 │10,710 │14,363│
├──────┼─────┼────────────┼───────────┤
││2월 │8,448 │13,276│
├──────┼─────┼────────────┼───────────┤
││3월 │9,120 │14,982│
├──────┼─────┼────────────┼───────────┤
││4월 │9,231 │15,787│
├──────┼─────┼────────────┼───────────┤
││5월 │8,645 │13,720│
├──────┴─────┼────────────┼───────────┤
│ 합계 │46,154 │72,128│
└────────────┴────────────┴───────────┘

사후에 이뤄지는 계좌 지급정지는 급증한 반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이상거래탐지 체계(FDS)을 통한 임시조치는 줄었다.
올해 들어 지난 달까지 5개월 간 이뤄진 임시조치는 4만6천154건으로, 작년 동기(5만8천609건)보다 21% 줄었다.
임시조치는 은행의 FDS가 이상 거래 정황을 실시간으로 탐지해 일시적으로 거래를 차단하는 조치다.
FDS가 다양한 신종 피싱 유형을 잘 잡아내지 못하는 것이디.
또, 은행들은 신종 피싱 범죄의 경우 임시조치를 할 법적 근거가 뚜렷하지 않아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B 은행 관계자는 "사기 수법이 고도화하고, 사기범들이 피해자들을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하는 경우에는 임시조치에 협조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신종 피싱 범죄 연루 계좌도 금융기관이 신속하게 선제적으로 임시조치를 하도록 하는 가인드라인을 만들어 이달 말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신종 피싱 유형까지 포함하는 금융권 공동 FDS도 구축할 방침이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부작용 우려도 나온다.
C은행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임시조치를 했는데 사기가 아닌 경우 예금주가 입은 피해에 관해서는 각 금융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관련 신고와 민원이 급증해 업무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응이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그쳐 현장에 적용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D은행 관계자는 "법 개정 없는 가이드라인의 경우 민원 대응에 한계가 있고, 각 회사별로 해석이 달라 현장에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wisef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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