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협상 교착·불안정한 휴전 속 제한적 군사행동 반복
이란, 호르무즈 선박 공격 뒤 美 반격받자 걸프국에 맞불
"美인명피해 없어"…이스라엘, 레바논 맹폭해 휴전 좌초위기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미국과 이란이 불안정한 휴전과 종전협상 교착 속에 6일(현지시간) 또 한 차례 제한적 군사행동을 되풀이했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이란의 선박 공격, 미국의 방어와 원점 타격, 이란의 주변국 보복, 미국의 재방어가 이어졌으나 공식적 휴전은 일단 유지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 측의 발표를 종합하면 이날 양측의 충돌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을 공격함에 따라 촉발됐다.
이란이 유조선을 향해 발사한 자폭드론을 미군이 격추하고 공격의 원점인 해안 기지들을 타격하자 이란이 주변국 미군기지에 보복 공격을 시도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자국의 허가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 한 유조선 4척에 발포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쿠웨이트와 바레인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덧붙였다.
중동 지역 미군을 총괄하는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날 엑스에 올린 게시물에서 혁명수비대의 이 같은 주장을 일부 확인했다.
중부사령부는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향해 발사된 이란의 자폭형 공격 드론 4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란의 드론 4기를 격추한 뒤 이란의 추가적인 해상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고루크와 게슘섬에 있는 이란 해안 감시 레이더 기지를 타격했다.
중부사령부는 미군이 이란의 드론 4기를 격추하고 몇시간 만에 이란은 쿠웨이트와 바레인 내 미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7발을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미군이 이란의 해안 감시 레이더 기지를 타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걸프국 내 미군기지 공격에 나섰다는 얘기다.

이란의 공격에 미군뿐만 아니라 당사국인 쿠웨이트, 바레인 당국도 숨 가쁘게 움직였다.
쿠웨이트 국영 KUNA통신은 군 당국을 인용해 쿠웨이트 방공망이 이날 미사일·드론 공격을 요격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들은 폭발음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레인 내무부는 공습 경보 사이렌을 발령했다.
이란의 이 같은 보복 공격은 미국과 해당국들의 방공망에 의해 차단된 것으로 보인다.
중부사령부는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7발 가운데 6발은 요격됐으며, 나머지 1발은 의도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미군 인명 피해는 전해지지 않았고 미군도 그런 보고가 없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란이 바레인에 있는 미국 해군 제5함대 사령부를 타격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이뤄진 군사행동이 휴전을 유지하면서 이뤄지는 자위적 행위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월 28일 이란을 상대로 시작한 이른바 '장대한 분노' 작전은 종료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3일 연방 상·하원 청문회에 잇따라 출석해 이같이 밝히면서 최근 미국의 군사작전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선박들을 공격한 데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는 단순히 드론을 타격하지 않고 그것을 쏜 사람들도 타격한다"며 "이란이 선박을 쏘지 않으면 우리도 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3일 쿠웨이트 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을 드론으로 공격해 1명을 죽이고 수십 명을 다치게 한 바 있다. 당시 공항 운영도 일시 중단됐다.
최근의 공격은 미국과 이란이 지난 4월 체결한 휴전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양측이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발생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양측의 군사행동을 비판하고 있지만 휴전 위반을 이유로 전쟁을 재개하려는 등 강경한 반응은 현재로서 내보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 사망자가 나오지 않는 한 이란과의 전쟁을 다시 본격화할 의향이 없다는 뜻을 참모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군사적 충돌이 거듭되는 과정에서 오판에 따라 교전이 격화할 위험 때문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군사적 충돌에 따른 긴장과 불신 악화로 좌초 위기까지 관측되는 종전협상의 타결 가능성이 더 작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고농축 우라늄 문제와 함께 종전 협상의 주요 변수로 급부상한 레바논에서도 이날 폭음이 들렸다.
미국이 중재한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 간의 휴전 합의안을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거부한 지 하루 만에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맹폭한 것이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군을 향해 로켓과 드론 공격을 이어가면서 휴전안이 사실상 좌초 위기에 놓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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