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진단…미군 헬기 격추·보복전 이어져…휴전 후 최대 확전
이란 '모자이크 전략' 변수…현장 오판이 최대 위험요인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이 최근 직접적인 군사 충돌을 주고받으며 양국 갈등이 새로운 위험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이 전면전은 피하려 하면서도 군사적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과 맞물려 우발적 확전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최근 사흘간 이어진 군사 충돌이 미·이란 전쟁을 '위험한 새 국면'으로 밀어 넣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긴장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직접 미사일 공격에 나선 데 이어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군사 행동을 주고받으며 고조됐다.
이란 드론이 미군 아파치 헬기를 격추하자 미국은 보복 공격에 나섰고, 이란은 걸프 지역 미군 기지와 미국 우방국들에 드론·미사일 공격을 했다.
WSJ은 이번 사태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4월 이란에 대한 공격 중단을 선언하며 휴전에 들어간 이후 가장 심각한 확전 양상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꼽는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현지 지휘관들에게 상당한 수준의 작전 자율권을 부여하는 이른바 '모자이크' 방어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최고지도부의 의도와 무관한 현장 판단이 충돌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의 하미드레자 아지지 객원 연구원은 이란이 그동안 미군이나 관련 인력을 직접 살해하지 않는 선에서 긴장을 관리해왔다며 현 상황을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WSJ은 미국·이스라엘에 대한 억지력을 회복하려는 이란 당국의 의도와 내부 강경파들의 요구가 맞물리면서 이란의 군사적 태세가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는 전면전을 피하는 범위 안에서 강경 대응에 나서는 위험한 행보라고 짚었다.
실제 이란은 최근 이스라엘과의 교전 중단을 선언했고, 미 아파치헬기 격추를 과시하는 행보는 자제했다. 또 이스라엘 인구 밀집 지역이나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민감한' 목표물을 공격하지 않고 비교적 제한적인 규모의 미사일·드론 공격만 했다.
이란은 미 헬기 격추 후에도 의도적으로 표적을 삼은 것은 아니라며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협상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양측 모두 원치 않는 조건의 합의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저강도 소모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이란 전문가 디나 에스판디아리는 "어느 쪽도 전쟁을 계속하고 싶어 하지는 않지만, 양측 모두 전쟁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의 교량과 발전소 등 인프라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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