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계 "코스닥 승강제 재검토해야…시총 상폐 기준 유예 필요"(종합)

입력 2026-06-15 15:53  

벤처계 "코스닥 승강제 재검토해야…시총 상폐 기준 유예 필요"(종합)
벤처협회 등 3대 단체 공동 성명…'자본시장 개편 5대 정책과제' 제안
코스닥 상장기업 79.5%는 벤처이력기업…"개편안에 벤처 특성 못 담아"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국내 주요 벤처업계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코스닥 승강제 도입을 유예하고, 중복상장 금지 조항에 벤처기업을 위한 예외 기준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부실기업 신속 퇴출을 목적으로 한 '상장폐지 개혁안'도 일부 기업에 대한 낙인효과와 주가 하락 등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시행을 유예할 것을 제안했다.
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15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 개편 관련 5대 정책과제'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코스닥을 '프리미엄'과 '스탠다드'로 나눠 승강제를 도입하는 '세그먼트 시행'의 경우 시장 내 서열화를 고착화하고, 스탠다드에 속한 기업을 '비우량 기업'으로 낙인찍는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일본 도쿄증권거래소(JPX)가 지난 2022년 주식시장을 3개 시장으로 개편했지만, 최상위 시장으로 자금이 쏠렸고 하위 그룹엔 낙인효과와 자금조달 부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관련 정책 시행을 유예 및 재검토하고, 기술가치 중심의 프리미엄 진입 트랙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중복상장 금지 예외 적용'에 대해서는 그 기준을 '중복상장'이 아닌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여부나 일반주주 보호장치 확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동시에 벤처기업·혁신성장기업에 대한 별도 심사트랙 및 국가전략산업·벤처캐피털(VC) 투자기업 예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가 1천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 시행을 두고서는 부실기업 퇴출을 통한 시장 신뢰 회복에는 공감하지만, 시가총액이나 주가처럼 정량 지표만으로 혁신기업의 미래가치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내년 1월 1일 예정된 시가총액 300억원 기준 적용을 유예하고 소통협의체를 통해 시장 영향, 일반주주 피해, 기준 근접 기업의 노력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한 뒤 단계적 적용을 재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현재 시장 상황 흐름에서 해당 기준이 적용된다면 향후 코스닥 기업의 약 20%가 이에 해당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금융당국, 한국거래소,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해 벤처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상설 정책협의체를 통해 사전 의견수렴과 업계 영향평가를 정례화할 것을 요구했다.
아직 이익이 발생하지 않은 기술기업에 자본시장 진입 기회를 제공하는 취지의 '기술특례상장' 제도의 심사 및 사후관리 기준이 강화되는 흐름에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 단체는 심사 기준이 과도하게 강화되면 기업의 자금 조달이 지연될 수 있는 만큼 업종별 평가 가이드라인과 표준 실사 범위를 마련해 투자자 보호와 혁신기업 자금조달 간 균형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벤처기업이 단순히 시장의 일부를 구성하는 수준을 넘어, 코스닥의 역동성과 브랜드 가치를 규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올해 4월 기준 코스닥 상장기업 1천603곳 중 벤처이력기업은 79.5%이며, 시가총액 비중은 81.1%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벤처·스타트업의 특성을 담지 못한 채 전통 금융의 관리·통제 시각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며 "제도 설계를 신중히 재검토하고, '생산적 금융' 실현을 위해 양측이 참여하는 정책협의체를 가동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세그먼트 시행을 두고서는 최근 한국거래소와 논의를 시작한 단계"라고 전했다.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코스닥 세그먼트 분리나 중복상장의 일률적 규제는 인위적인 기업 서열화와 자금 절벽을 초래해 모험자본 생태계를 마비시킬 것"이라며 "이번 자본시장 개편안이 혁신기업의 확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김재원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도 "규제는 시장을 지키는 둑이지만 너무 높이 쌓으면 물길마저 마른다"며 "부실은 정리하되 혁신기업의 자금조달 통로는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shlamaz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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